실내 곰팡이독소가 반려동물 아토피피부염 악화시킨다
전남대 김하정 교수팀 ‘실내 곰팡이독소 농도 높을수록 아토피 증상 악화되는 경향'
실내 공기 오염인자 중 곰팡이독소가 반려견의 아토피피부염 증상을 악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김하정 교수팀(제1저자 오송주 석사과정)이 실내 공기오염인자 중 곰팡이독소가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아토피피부염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은 주로 사람과 함께 실내 생활공간을 공유하고 있다. 실내 공기오염으로 인한 문제에도 함께 노출되는 셈이다.
김하정 교수는 “많은 아토피피부염 반려견을 실제로 진료하면서 약물로 증상을 개선시키는데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실내 환경인자의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사람에서는 아토피피부염과 실내 공기오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보고가 있지만,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반려견에의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고 지목했다.
연구팀은 2022년 선행연구에서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짐에 따라 반려견의 아토피피부염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확인했다. 실내 미세먼지 농도가 실내 벽면에서 눈에 보이는 곰팡이의 존재 여부와 상관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 곰팡이독소에 대한 후속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전남대학교 동물병원에 아토피피부염으로 내원한 반려견 44마리와 건강한 대조군 반려견 29마리를 대상으로 보호자 동의를 받아 실내 환경조사를 실시했다.
반려견이 자주 머무는 공간에 공기질 측정기를 설치해 48시간 동안 공기질을 측정하고, 실내 먼지를 채집하여 먼지 내 곰팡이독소(mycotoxin)의 농도를 측정했다. 피부상태 임상증상, 혈액 내 알레르기 염증에 대한 생체 바이오마커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그룹의 먼지 내 곰팡이독소 농도가 건강한 그룹에 비해 높았다. 실내 곰팡이독소의 농도가 높을수록 아토피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피부 장벽 손상(TEWL), 가려움증, 피부 병변은 미세먼지와 곰팡이독소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함께 악화됐다. 혈액 분석을 통해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생체 바이오마커 수준이 유의미하게 높아진 것도 확인했다.
김하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실내 공기의 오염, 특히 곰팡이독소가 반려견 아토피피부염의 발생과 증상에 미치는 관련성을 입증한 연구”라며 “이는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거주하는 실내 공간 내 곰팡이의 발생을 줄이기 위한 온도, 습도, 환기 등의 적극적 조절, 개선이 유전질환으로 알려진 아토피피부염의 발생을 반려동물에서 예방함과 동시에, 이미 발생한 경우에도 그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음을 임상적으로 평가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반려동물 아토피피부염의 새로운 예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Allergy’에 12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Indoor Mycotoxin Exposure on Atopic Dermatitis in Companion Do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