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힐스 캣 서밋 개최…전국에서 고양이 수의사 모였다

고양이 하부비뇨기 질환 및 만성장병증 주제로 리사 레스틴 수의사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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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코리아(대표 로힛 카푸어(Rohit Kapoor))가 16일(일) 메이필드호텔에서 2025년 힐스 캣 서밋(2025 cat summit)을 개최했다. 고양이 진료를 전문적으로 하는 수의사 180여 명이 서울, 부산, 울산 등 전국에서 모였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강종일 한국수의임상피부학회장, 양철호 한국수의영양학회장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로힛 카푸어 대표는 “한국에서 고양이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10여 년 전 고양이 붐 이후 상당수 고양이가 노령화되어 더 전문적인 영양과 케어가 필요하다”며 이번 캣 서밋 행사를 개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힐스코리아는 이번 행사에서 고양이의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은 질병 2가지를 다뤘다(판도라 신드롬, 만성장병증).

로힛 카푸어 힐스코리아 대표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

강의는 미국수의임상고양이전문의(DABVP, feline)인 리사 레스틴(Lisa Restine) 수의사가 맡았다.

힐스 본사 소속 수의사인 리사 레스틴 전문의는 ‘The Feline patient’의 공동저자이자 고양이전문병원에서 임상 경험을 쌓은 고양이 전문가다.

리사 레스틴(Lisa Restine) 수의사, DABVP(Feline)

고양이 하부 요로기 질환은 FUS(Feline Urologic Syndrome), FLUTD(Feline Lower Urinary Tract Disease), FIC(Feline Idiopathic/Interstitial Cystitis)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현재는 특발성방광염(FIC) 또는 판도라 신드롬(Pandora syndrome)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비뇨기뿐만 아니라 내분비, 위장관, 폐, 피부, 행동까지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판도라 신드롬이라고 명명됐다.

리사 레스틴 수의사는 “판도라 신드롬은 방광의 질병이 아니라 고양이 전체 몸의 질병”이라며 “다양한 기관(Multiple organ)이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고양이가 받을 수 있는 스트레스의 종류와 예시를 자세히 소개한 리사 레스틴 수의사는 만성 스트레스에 의해 고양이의 신체 건강, 정신 건강이 나빠지고, 사회성이 감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대 수명이 짧아진다고 전했다. 이는 파양이나 안락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CSRS(Central Stress Response System)가 작동하고, 이는 빈뇨, 혈뇨, 배뇨곤란 등 FIC 증상을 유발한다. 동시에 호흡기 증상, 식습관 변화 같은 행동변화, 만성장병증, 당뇨, 비대성심근병증(HCM)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판도라 신드롬 치료·관리를 위해서는 고양이의 수분 섭취를 높이며, 스트레스 감소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 포함된 비뇨기 처방식(힐스 c/d 멀티케어 스트레스)을 급여한다. MEMO(Multimodal environmental modification) 등을 통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집에서도 MEMO를 할 수 있고, 동물병원에도 적용할 수 있다.

단, 항생제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리사 레스틴 수의사의 설명이었다.

판도라 신드롬을 보이는 고양이의 요로계 감염(UTI) 비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감염이 없는데 굳이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판도라 신드롬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깊은데, 약을 투약하는 과정이 고양이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 리사 레스틴 수의사는 개인적으로 판도라 신드롬 환자에게 항생제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리사 레스틴

두 번째 강의 주제는 고양이 만성 장병증(Feline Chronic Enteropathies)이었다.

강의에서는 고양이 염증성 장질환(IBD, Inflammatory Bowel Disease), 소화기 림프종(Low Grade Alimentary Lymphoma) 대신 최신 용어인 CIE(Chronic Inflammatory Enteropathies), LGITL(Low Grade Intestinal T-cell Lymphoma)이 사용됐다.

임상증상이 없는 고양이에서도 CIE와 LGITL 등 만성장질환이 많았다.

한 연구(Results of histopathology, immunohistochemistry, and molecular clonality testing of small intestinal biopsy specimens from clinically healthy client-owned cats)에 따르면, 임상증상이 없는 건강한 3세 이상 고양이 20마리를 검사한 결과 12마리가 림포마(LGITL)였고, 1마리는 림포마가 발생 중이었으며, 6마리가 염증성 장질환(CIE)이었다(1마리 = pseudoclonality). 심지어 3마리는 추적관찰에서 만성장질환 증상을 보였고 그중 2마리는 안락사됐지만, 나머지 17마리는 관찰기간 동안 계속 임상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ACVIM(미국수의내과학회)에 따르면, CIE와 LGITL을 구분하고 진단하는 골드스탠다드는 장생검 검사다. 하지만, 개복술을 통해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과 내시경으로 샘플을 채취하는 방법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을 뿐, 어떤 검사가 더 우월하다고 볼 수는 없다.

리사 레스틴 수의사는 고양이에서 CIE와 LGITL을 연구한 다양한 논문을 소개했다. 2개 질환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으로도 구분되지 않았고, MICT, Haptoglobin, Calprotectin, Thymidine kinase 1(TK1) 등 다양한 바이오마커로도 구분하기 어려웠다.

리사 레스틴 수의사는 “그만큼 고양이의 염증성 장질환(CIE, 구 IBD)과 림포마(LGITL, 구 LGAL)는 구분하기 어렵다. 발병 기전도 같고 임상증상도 기본적으로 같다(basically same)”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양이의 만성 장질환을 명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완벽한 방법은 없다”며 “결국 수의사의 판단과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힐스코리아는 이번 2025 캣 서밋 강의의 녹화본을 힐스 벳 아카데미를 통해 방영할 방침이다(한글 자막 포함).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리사 레스틴(Lisa Restine) 수의사는 18일(화) 국내 수의대생들을 대상으로 ‘고양이 친화병원’과 ‘고양이 생애주기에 따른 영양학적 요구 평가’에 대해 강의한 뒤 학생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2025 힐스 캣 서밋 개최…전국에서 고양이 수의사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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