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 임상에서 인터벤션의 미래 키워드는 ‘다학제·비용·데이터’
한국수의영상의학회 2025 중재시술 세미나 개최

한국수의영상의학회 인터벤션영상의학분과(위원장 장동우)가 3월 16일(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2025 중재시술(인터벤션)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해 1월 간 관련 인터벤션에 초점을 맞췄던 첫 세미나에 이어 이번 세미나는 비뇨기계 인터벤션을 겨냥했다. 200여명의 참가자가 운집해 인터벤션에 대한 높은 관심이 여전함을 증명했다.
미국수의전문의와 사람의학의 인터벤션 전문가를 초청하는 방식도 유지했다. 미국수의내과전문의로 미국수의신장비뇨기학회(ACVNU) 회장인 Carrie Palm 미국 UC DAVIS 수의과대학 교수와 서울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김상윤 교수가 연자로 나섰다.
김상윤 교수가 비뇨기 종양의 영상 소견을 주제로 세미나의 문을 열었다. Carrie Palm 교수는 요관 폐색, 요실금, 코인두협착증(nasopharyngeal stenosis) 등 다양한 질환에 적용할 수 있는 중재시술 접근법과 관련 증례를 소개했다.
일선에서 중재시술을 적용하고 있는 동물병원의 증례발표도 이어졌다. 증례 외에도 충북대 수의대 연구진은 인터벤션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개 심장질환 3D 프린팅 모델 개발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중재시술, 다학제 모이는 장으로
케이스 데이터 모아 프로토콜 만들어 나가야
비용 장벽 넘을 보험·국산화 뒷받침 필요
중소형 병원에서의 도입은 ‘특정 질병의 전국구 병원’ 비전 갖춰야
이날 세미나 말미에는 수의 임상에서 중재시술의 미래를 전망하는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장동우 충북대 교수 주재로 김재환 건국대 교수, 전성훈 해마루동물병원 인터벤션센터장, 이선태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첨단수술센터장이 패널로 나섰다.
장동우 교수는 중재시술 분야가 수의임상의 다학제가 모이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등이 어떤 과가 주도할 것인가를 다투기보단 최소침습적이면서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의영상의학회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 외과, 내과 전공자도 다수 참석한 것에 감사를 전했다.
전성훈 센터장도 “(중재시술을 도입한)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지만, 어떤 전공이든 상관없다”면서 “직접 환자를 만나고, 보호자를 상담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며, 시술 후 합병증을 관리해나가는 주체가 중재시술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첨단의료기기를 사용하며 최소침습적인 시술을 시행하는 것이 멋져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보호자를 만나 중재시술을 도입하기 시작하면 큰 스트레스가 동반되는만큼 각오가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김재환 교수는 중재시술 저변 확대를 위해 넘어야 할 장벽들을 지목했다.
김 교수는 “인터벤션을 실행하려면 사람용 의료소모품을 사용해야 한다. 기기, 기술 등도 고려하면 그만큼 단가가 오르게 된다”면서 “시술 단가를 억제해 보다 많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게 할 방법을 다같이 고민하지 않으면 인터벤션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펫보험을 적극 활용하든, 고가의 외국산 소모품을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국산화를 추진하든 동물병원 바깥의 인프라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동물에서도 사람의료처럼 최적의 프로토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재환 교수는 “간 종양 환자가 그저 외과에 먼저 가면 수술하고, 내과에 먼저 가면 항암치료를 받고, (인터벤션을 실시하는) 영상의학과에 먼저 가면 경동맥화학색전술을 하게 되는 식이라면 인터벤션 저변이 커지기 어렵다”면서 “관련 케이스를 모아 과학적 데이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동우 교수는 “개별 병원의 상업적 활용보다는 투명하고 학문적인 학회 활동을 중심으로 컨센서스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제 시작하는 학문으로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태 센터장도 “외과적 옵션과 인터벤션은 보완적 관계로 각각의 장단점을 잘 알아야 한다”면서 “환자 상황별로 어떤 접근이 더 좋을 지 제안하려면 인터벤션에 대한 통계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동감했다.
최근 몇 년간 대학병원이나 주요 대형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도입된 중재시술이 중소규모 동물병원의 특화 진료로서 확산될 수 있는지도 가늠했다.
장동우 교수는 중소형 동물병원에서 인터벤션을 도입하려면 특정 질병에 초점을 맞춰 ‘전국구 병원’이 되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특화된 인프라를 확보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