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마우스로 사람 질환 유전자 발굴‥희귀병 연구 기초로
성제경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장 `인체 질환 연구 진일보 토대`
국제마우스표현형분석컨소시엄(IMPC)이 3,328개 유전자 각각을 대상으로 유전자변형마우스(GEM)를 개발, 사람 유전질환 연구의 새 전기를 마련했다.
한국과 미국, 독일, 영국 등 11개국 18개 대학과 연구소가 참여한 IMPC는 이 같은 연구결과를 26일 국제학술지 네이쳐 유전학(NATURE GENETICS)에 발표했다. (보러가기)
연구진은 “시퀀싱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대부분의 병태생리학적 메커니즘과 기능은 베일에 쌓여 있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나 진단법 개선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유전자 각각의 기능을 밝히기 위해 연구진은 쥐의 유전자 3,328개를 각각 변이시킨 유전자변형마우스를 제작했다. 유전자를 하나씩 망가뜨린 후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조사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2,564개 유전자의 새로운 기능을 확인했다. 그 중 사람의 유전병과 연관된 질환모델 마우스 360종을 개발하는데도 성공했다.
가령 GP9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쥐는 혈소판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멍이 잘 들며 혈액이 응고되지 않았다. 사람의 희귀질환인 버나드-소울리어 증후군'(Bernard-Soulier syndrome) 환자도 같은 증상을 보인다.
즉 GP9 돌연변이 질환모델 마우스가 버나드 소울리어 증후군을 연구할 실험동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BBS5 유전자도 마찬가지다. BBS5 유전자가 망가진 쥐는 망막 형태가 비정상적으로 변하는데, 사람의 ‘바르데-비들 증후군'(Bardet-Biedl syndrome) 환자도 같은 이유로 시력을 잃는다.
이번 논문은 IMPC 공동연구진의 첫 보고다. 한국에서도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KMPC) 단장인 성제경 서울대 교수와 국립암센터 조수영 연구원이 연구에 참여했다.
성제경 단장은 “기존 환자의 유전체 해독으로는 발굴하지 못했던 인체 질환 유전자를 쥐의 유전자 연구로 발굴해냈다”며 “진일보한 유전체 해독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2012년 미래창조과학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으로 창설된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은 IMPC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KMPC는 유전자변형마우스의 표현형을 분석해 인간 유전자의 생체내 기능을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10년간 총 1,700억원이 투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