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안과와 교류, 인증의 선발‥수의안과연구회 `발돋움`

가톨릭대 의대 안과 주천기·이현수 교수 초청강연..인증의 3명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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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의안과연구회(회장 지동범)가 사람 안과와의 교류를 통해 진료수준 향상을 도모하는 한편, 전문의 제도 도입의 초석을 다질 ‘인증의’ 배출의 물꼬를 텄다.

(왼쪽부터) 수의안과연구회 초청강연에 나선 가톨릭대 의대 주천기, 이현수 교수
(왼쪽부터) 수의안과연구회 초청강연에 나선 가톨릭대 의대 주천기, 이현수 교수


건강한 눈 위해 손 잡은 의사와 수의사

17일과 18일 양일간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열린 제9차 한국수의안과연구회 정기총회 및 세미나에서는 수의사와 의사가 ‘눈’을 마주 봤다.

가톨릭대 의대 안과·시과학 교실의 주천기, 이현수 교수를 초청해 건성안(dry eye), 녹내장, 백내장 등 사람과 동물에서 모두 문제가 되는 대표적인 안과질환을 조명했다.

가톨릭대 의대 학장, 의전원장을 역임한 주천기 교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안과 명의로 백내장수술, 각막이식수술 등에서 국내외 지견을 선도하고 있다. 2009년 故 김수환 추기경이 기증한 안구의 각막이식을 집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현수 교수는 현재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며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두 교수 모두 “수의사 분들을 대상으로 안과 강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양 전문가 사이의 협력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강연에 참가한 수의사들의 관심도 높았다. 상황별 약재 적용 등 ‘이럴 때 사람에서는 어떻게 치료하느냐’는 질문이 연이어 나왔다.

이현수 교수는 “미국시과학·안과학회(ARVO)와 같은 해외 안과 학술단체에서는 이미 의사와 수의사,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 간의 교류가 활발하다”고 말했다.

주천기 교수는 “의사들도 돼지 등 동물 사체에서 얻은 눈으로 연습에 매진한다”며 “안과 미세수술 전문 교육센터(OMSTIC) 등 실습교육 기반을 의사와 수의사 모두가 활용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의안과연구회 지동범 회장(왼쪽 두번째)이 (왼쪽부터) 강선미, 김주리, 박영우 수의사에게  수의안과연구회 인증의 자격증을 수여했다.
수의안과연구회 지동범 회장(왼쪽 두번째)이 (왼쪽부터) 강선미, 김주리, 박영우 수의사에게 수의안과연구회 인증의 자격증을 수여했다.


수의안과인증의 3명 배출..임상
·학술 역량 엄격 검증

18일 열린 수의안과연구회 정기총회에서는 지난해와 올해 자격시험에 합격한 수의안과인증의 3명에 대한 자격증 수여식이 진행됐다.

지난해 초대 인증의로 강선미 수의사(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를 배출한데 이어, 올해 시험에서는 김주리 수의사(지동범동물병원)와 박영우 수의사(대구동물메디컬센터)가 자격시험을 통과했다.

수의안과연구회는 ‘전문의’ 제도화는 수의계 전반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되, ‘인증의’ 제도를 선행해 초석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인증의는 연구회가 제시하는 최소 지원자격을 갖추고 연1회 실시하는 필기, 실기시험에 합격해야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자격기준과 시험으로 인증의를 선발하는 것은 정식 수련과정을 신설하기 전에 거치는 과도기적 단계다. 이들이 향후 마련될 수련과정을 운영해 인증의를 양성하는 발판이 되는 것이다.

연구회가 제시하는 자격기준은 안과 임상경험과 학술연구경험이 모두 요구하고 있다.

응시자는 최소 5년 이상의 수의안과 진료 경험을 갖추고, 본인 전체 진료시간의 60% 이상을 안과에 분담해야 한다. 5년간 매년 250건 이상의 수의안과 초진 경험을 갖추고, 연구회가 제시한 최소 기준 이상의 안과진단장비를 갖춘 동물병원에서 3년 이상의 경험을 쌓는 것도 조건이다.

또한 3개 이상의 peer-reviewed 안과 관련 논문을 제1저자로 출판하고 이중 최소 1편은 SCI 혹은 SCI-E급에 출판해야 한다. 3건 이상의 안과연구를 제1저자로 안과 관련 학회에 발표하면서, 이중 최소 1편은 미국(ACVO), 유럽(ECVO), 아시아(AiCVO) 수의안과학회에 발표해야 한다.

복수의 위원이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안검사 및 안구내·안구외 시술 실기시험이 진행된다
복수의 위원이 실시간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안검사 및 안구내·안구외 시술 실기시험이 진행된다

시험은 안과 텍스트와 최신 논문에서 추린 필기시험과 슬라이드 시험, 실기시험으로 구성된다. 실기시험은 동물에서 실시하는 안검사와 사체 유래 안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안구외·안구내 시술을 각각 평가한다.

실기시험 평가는 복수의 위원이 동시에 진행해 공정성을 더한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응시자들 중 탈락자가 발생했을 만큼 난이도도 쉽지 않다.

연구회는 “전문의에 준하는 수준의 자격기준을 마련했다”며 “연구회가 제시하는 인증의 자격기준과 시험을 통과한 수의사라면 수의안과 진료역량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동범 회장은 “(수의안과 인증의가) 수의계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인 만큼 엄격한 절차와 규정에 의해 선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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