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대형 국책 연구사업` 농진청 반려동물연구사업단 킥오프
2022년까지 200억 이상 투입 전망..질병관리 신기술, 의료데이터 확보 `눈길`
반려동물 관련 산업 발전과 질병대응 신기술 개발을 위한 대형 국책 연구사업이 닻을 올렸다.
농촌진흥청 반려동물연구사업단(단장 이병천)은 2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킥오프 미팅을 열고 15개 연구과제 추진을 본격화했다.
올해 출범한 반려동물연구사업단은 2022년까지 5년간 농진청의 반려동물 관련 연구사업을 총괄한다. 올해 신규 선정된 11개 과제를 포함한 사업단의 15개 연구과제에 투입된 예산만 43.5억원이다. 5년간 200억원 이상의 연구비가 들어갈 전망이다.
사업단을 이끄는 이병천 서울대 교수(사진)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첨단기술을 확보해 실용화하고 국민 편의성을 높여 세계 수준의 반려동물 산업으로 발전할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혔다.
연구과제는 반려동물 양육의 다양한 요소를 망라했다. 질병진단·치료 신기술뿐만 아니라 번식·사양관리, 노화, 동물의료 데이터 표준화 등이 포함됐다.
질병관리 분야에서는 반려견의 고관절이형성증 유전자 치료기술, 퇴행성 유전질환 조기진단 바이오마커, 난치성 질환용 줄기세포 활용기술 개발이 추진된다.
반려동물에서 유래하는 인수공통감염병과 항생제 내성균 실태를 분석하고, 항생제 사용 저감을 위한 박테리오파지 요법을 개발하는 연구사업도 진행된다.
반려동물에서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비만에 대한 연구도 포함됐다. ‘반려동물 비만토탈헬스케어 체계 구축’ 연구에서는 반려견 비만관리 프로그램 패키지를 개발하는 한편, 비만을 유발하는 유해물질 분석에 나선다.
신기술 개발이 아닌 데이터 연구도 눈길을 끈다. 중앙대 의료ICT융합연구소와 건국대 수의대, 가이온이 참여하는 ‘반려동물 생애주기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클라우드 기반 지능형 추천 의료시스템’ 과제다.
연구진은 우선 반려동물 의료데이터 수집에 초점을 맞춘다. 동물병원 EMR과 관련 논문 등에 담긴 의료데이터를 표준화된 형태로 축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동물병원 의료데이터는 개인정보 비식별처리를 거치게 된다.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는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으로 분석한다. 사람 암 진료에 도입되고 있는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처럼 수의사의 진료를 도울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분석결과는 공공데이터로서 정부의 정책수립이나 반려동물 관련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부수적인 성과도 노린다.
연구진은 “반려동물 의료 데이터를 표준화하는 과정에서 수의사와 빅데이터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그룹을 상시 운영할 계획”이라며 “의료 빅데이터 분석은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용도로 전문가의 의료를 대체하는 개념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병천 단장은 “반려동물연구사업단은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유전자 탐색, 노화, 빅데이터 분석, 줄기세포 활용 등 다양한 연구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며 “연구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신규 과제도 도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규석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국장은 “반려동물 건강관리,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기반이 필요하다”면서 “반려동물 연관 산업의 신성장동력을 모색하면서도, 동물복지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어긋남이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