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세미나] 닭이 케이지를 벗어나려면, 더 비싼 달걀을 사줘야 한다

농장동물 복지 증진, 윤리적 소비 수요 기반돼야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농장동물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동물에게 좋으면서도 농장주가 납득할 수 있는 사육환경 모델을 찾는 한편, 그로 인해 높아진 가격을 소비자가 감수하는 ‘윤리적 소비’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미 의원과 사단법인 선, 동물복지국회포럼은 25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동물관련 법과 제도의 점검 및 동물복지 정책 방향 모색 세미나를 개최했다.

190225 welfare02

이날 농장동물 세션에서 토론에 나선 이혜원 박사(사진)는 “산업화 이후 동물을 수익창출의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2010년에는 1억톤의 닭고기가 생산될 정도로 대량화됐다”며 “그 과정에서 가축들은 정상적인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거의 박탈당했다”고 지적했다.

케이지에 갇힌 산란계는 모래목욕이나 깃털정리를 할 수 없다. 그에 따른 만성 스트레스는 주변의 닭을 부리로 쪼거나 공격하는 카니발리즘으로 악화된다. 이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농장주에게도 달갑지 않다.

모돈사육틀(스톨)에 갇혀 지내는 모돈은 움직임 제한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틀을 지속적으로 씹는 등 정형행동을 보인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생산성을 크게 저해하지 않는 한에서 그룹형 사육 등 다양한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이혜원 박사는 “동물을 위하면서도 농장주도 납득할 수 있는 사육환경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면서도 농장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농장동물 복지를 증진하려면 윤리적인 소비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동물복지를 반영한 사육환경은 일반적인 사육에 비해 생산비가 커지게 된다. 그만큼 높아진 가격으로 취약한 경쟁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혜원 박사는 “저렴한 축산물을 매일 먹기 보다, 덜 자주 먹더라도 윤리적인 소비를 하겠다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시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물권행동 카라의 전진경 상임이사는 “작은 농가가 무너지고 갈수록 축산업이 규모화되는 가운데 베터리 케이지나 스톨 같은 동물학대적 사육방식을 과감하게 포기하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다”며 정부의 전향적인 농장동물 복지정책을 주문했다.

최명철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동물복지인증농장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책을 여러모로 강구하고 있다”며 “조만간 이번 정부의 공약인 보편적 동물복지 축산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물복지세미나] 닭이 케이지를 벗어나려면, 더 비싼 달걀을 사줘야 한다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