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야생동물 증식, 인수공통감염병 대응하려면 동물 격리시설 필요하다
동물자유연대, 여주 새끼곰 탈출사건 두고 ‘철창 아닌 생추어리로 돌아가야’
경기도 여주의 곰 사육장에서 새끼곰이 탈출했다가 포획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동물자유연대는 9일 성명을 내고 ‘탈출한 새끼곰이 돌아가야 할 곳은 철창이 아닌 생추어리’라고 주장했다.
해당 새끼곰은 여주시 점동면에 들어선 곰 사육장을 탈출해 인근을 돌아다니다 농수로에 빠져 8일 주민들에 의해 신고됐다. 여주소방서 소방관들이 출동해 포획됐다. 관련해 인명사고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자유연대는 “피해가 없었던 건 다행스러운 일이나, 잠금장치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시설에 곰을 들여온 것”이라며 해당 농가에서 2006년부터 올해까지 7차례에 걸쳐 곰 탈출사건이 벌어져 이중 4마리의 곰이 사살됐다고 지목했다.
곰을 포함한 야생동물을 기르며 불법을 저질러도 몰수 등 구체적인 개선책을 강제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몰수해도 머무를 곳이 없기 때문이다.
동물자유연대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은 불법증식된 개체가 몰수되어야 하지만, 정부는 공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면서도 생추어리 건립에는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끼곰이 탈출했던 농가가 수년간 불법증식을 벌였지만 해당 농가에는 벌금형만 내려질 뿐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동물자유연대의 주장이다.
야생동물이 따로 머물 수 있는 ‘생추어리’가 신종 질병 대비에 필요하다는 점도 지목된다.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종질병 예방을 위한 야생동물 관리방향’ 토론회에서 한진수 건국대 교수는 “국가적인 보호소 형태의 생추어리가 질병관리 측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생추어리는 이미 인간사회로 들어온 야생동물과 최소한의 거리를 두기 위한 거의 유일한 대안”이라며 정부에 몰수동물보호시설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