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방치되는 유기동물‥인천시, 치료비 예산 신규 확보

유기동물 4마리 중 1마리, 자연사로 위장된 고통사..동물자유연대 치료비 예산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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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동물 4마리 중 1마리는 보호소에서 ‘자연사’한다. 상해·질병을 입었지만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사망에 이른 경우가 대다수라는 지적이다.

열악한 유기동물 보호예산으로는 유기동물이 아파도 치료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 인천광역시는 올해 유기동물 검진·치료지원 예산 6천만원을 신규 확보했다. 인천시 당국과 함께 예산 편성을 추진한 동물자유연대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식욕부진, 질병, 사고·상해..유기동물 자연사 원인은 고통을 시사한다

고령에 의한 사망은 1.7% 불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년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에 따르면, 2019년 발생한 유기동물은 13만 5,791마리다. 이중 약 25%가 자연사로 분류됐다.

유실·유기동물이 보호소에 머무는 기간은 평균 30~40일이다. 그 동안 자연적인 수명을 우연히 다했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동물자유연대는 “상해를 입고 질병에 걸린 동물이 입소해도 고통 경감을 위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되며, 자연사라는 이름으로 위장한 ‘고통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호소 수용 두수의 한계로 인해 불가피한 안락사보다도 자연사로 위장한 고통사가 동물복지를 더 심각하게 저해한다는 것이다.

동물자유연대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보호소에서 자연사한 유기동물 102,915마리 중 사망원인이 분류된 82,013마리를 분석한 결과 식욕부진이나 영양실조의 사례가 다수를 차지했다.

동물병원에서 제대로 진단된 사인인지에 대한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밥을 먹지 않게 만드는 문제를 방치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질병에 의한 병사(34%), 사고·상해에 의한 사망(14%)에 비해 고령에 의한 사망(1.7%)은 극소수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사 관리는 지역별 보호소의 환경이나 의지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인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전국 보호소별 자연사 비율은 최대 28배나 차이를 보였다. 용인(3%), 천안(6%), 세종(11%)에서는 자연사한 유기동물이 매우 적었던 반면 부산 영도구(80%), 경남 사천시(83%) 등은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아픈 유기동물 치료할 재원이 없다..별도 예산 필요

자연사 문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유기동물 관리예산의 한계다. 유기동물이 아파 보여도 적극적으로 검사·치료할 재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천시에서 유기동물관리 위탁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예산은 마리당 12만원 선이다. 여기에 농식품부 지원예산이 포함된 유실·유기동물 구조보호비 약 6만원이 더해지지만 포획, 보호소 시설관리, 사료급여, 안락사·사체처리, 인건비 등으로 대부분 소모될 수밖에 없다 보니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기란 쉽지 않다.

동물자유연대는 “생명의 고통을 줄이고 최소한의 존엄을 보장하기 위해 유기동물 치료비 예산 마련을 촉구해왔다. 예산 확보 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인천시의 결단이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올해 새롭게 확보된 유기동물 검진 치료지원 예산 6천만원은 기존 유기동물 위탁관리사업과 별도로 운영될 예정이다.

꼭 기존에 지정된 유기동물보호소가 아니더라도 아픈 유기동물을 치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존에도 일선 보호소들이 위탁관리예산 일부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해왔다”면서 “(신규 예산은) 기존에 잘 대응하지 못했던 사각지대를 개선하기 위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인천광역시를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가 유기동물 치료비 예산 마련의 중요성에 적극 공감해 동물보호의 책임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아파도 방치되는 유기동물‥인천시, 치료비 예산 신규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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