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장에 전기도살` 동물학대 中 모피 농장..이래도 입으실 건가요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모피 농장 동물학대 현장조사..코로나19 방역 허점도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가 중국 모피 농장의 동물학대 실태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HSI는 “한국에 알려진 모피 농장은 없지만 2019년 기준 2,680억원가량의 모피와 모피의류가 수입됐다”며 “모피 동물의 고통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져 구매가 줄어들길 희망한다”고 16일 밝혔다.
HSI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중국의 모피 농장 13곳을 대상으로 현지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동물 사육 환경과 도축, 전염병 관리에 걸쳐 문제점이 드러났다.
HSI가 공개한 영상에서 라쿤, 밍크, 여우 등 모피로 활용되는 동물들은 좁은 뜬장 속에 갇혀 사육됐다. 케이지 안은 돌거나 왔다 갔다 하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몇몇 농장에서는 고전압 배터리를 부착한 창 모양의 도구를 활용해 감전사시키는 모습도 촬영됐다. 인부가 동물을 여러 차례 찌르면서 전기 충격을 가하는 형태로, 즉각적인 의식소실로 이어지지 않아 극심한 고통이 유발된 것으로 추정된다.
HSI의 수의학 고문인 알라스테어 맥밀런 전 영국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 최고수의책임자는 “동물의 몸에 끔찍한 전기충격이 가해지며 심장마비와 같은 극심한 고통을 수 분간 겪었을 가능성이 높다. 전기충격에 의해 몸이 마비됐지만 의식이 남아 있어 심한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전기 쇠꼬챙이로 개를 도살한 개 농장주에게 동물학대죄를 인정한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모피 농장이 코로나19 방역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HSI 측은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조사가 진행됐지만 조사 대상 농장 어느 곳도 방역 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 규정과는 달리 어느 농장에도 출입 지점에 소독 장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밍크는 코로나19 감염이 다수 확인된 동물종이다. 유럽과 북미 11개국의 289개 밍크 농장에서 최소 422건의 코로나19가 발생했다.
HSI 한국지부 서보라미 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는 중국에서 진행됐지만 열악한 환경의 공장식 모피 농장은 유럽·북미 지역에서도 확인된다”며 “모피 농장의 동물들이 끔찍한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알면 모피를 입기 꺼려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서 국장은 “공장식 모피농장은 동물에게도 고통을 야기하지만 공중보건에도 위험 요소를 지니고 있다”며 “구찌, 프라다, 샤넬, 자라 등 해외 브랜드와 국내 브랜드 비건 타이거가 ‘fur-free’ 정책을 도입했다. 소비자들도 동물 모피가 아닌 다른 소재를 구매해 패션을 위해 고통받는 동물이 줄어들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