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서 16년 살던 황조롱이, 자연으로 돌아가다
청주동물원, 구조∙책임∙방사∙절감 4R 원칙 목표..토종 맹금류 지속 방사 계획
청주동물에서 16년을 지냈던 황조롱이가 24일 자연으로 돌아갔다. 동물원에서 16년이라는 기 시간동안 사육된 맹금류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천연기념물 323호로 지정된 황조롱이는 크기가 작고 귀여운 생김새를 가졌지만, 엄연히 매과에 속하는 맹금류다. 쥐, 두더지, 곤충, 파충류 등 작은 동물성 먹이를 주로 포식한다.
2004년 익명의 시민제보로 구조되어 동물원에서 지내온 이 황조롱이는 동물원의 좁은 맹금사에 살면서도 살아있는 쥐를 사냥하는 등 야생본능을 유지하며 살아왔다.
자연 방사에 앞서 한 달여간 충북야생동물센터 맹금류 비행장에서 야생방사 훈련을 받았다. 이날 방사는 청주시 청원구에 위치한 비흥저수지에서 진행됐다.
청주동물원은 ▲동물구조(Rescue) ▲보유동물에 대한 책임(Responsibility) ▲야생에서 생존이 가능한 토종동물 방사(Release) ▲외래동물 자연 감소와 토종동물 보유에 따른 에너지 절감(Reduction) 등 ‘4R 원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국의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구조됐지만 부상으로 인해 곧장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황조롱이, 말똥가리, 오소리 등 야생동물을 보호하면서 시민들을 위한 생태교육에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황새 방사 경험이 있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백로 24마리를 충남 서산에 방사한 바 있다.
청주동물원 측은 이번 황조롱이를 시작으로 추후 수리부엉이, 올빼미, 흰꼬리수리가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방사훈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서현 기자 dbstjgus9812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