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19일 “해남 북평면에 있는 만희농장(대표 양만숙김소영)이 전국 최초로 정부의 ‘동물복지축산 한우농장(동물복지-15-14-4-1)으로 인증받았다”고 밝혔다.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란 동물이 본래의 습성 등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관리하는 축산농장을 인증하는 제도로, 2012년 산란계 농장으로 시작되어 현재 7개 축종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그중 한우·육우·젖소·염소로 인증대상 축종이 확대된 것은 지난 2015년이다. 이후 현재까지 단 1개의 한우농장도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다가 해남 만희농장이 이번에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 한우농장 인증을 획득했다.
동물복지축산농장인증제 시행 10년 만이자, 한우로 축종이 확대된 뒤 6년 만에 국내 제1호 동물복지인증 한우농장이 탄생한 것이다.
“가축 운동장, 사육밀도, 풀사료 급여 등 기준 엄격”
“부부와 딸이 함께 운영하는 가족 경영 농장”
전라남도는 “한우농장은 가축 운동장, 사육밀도, 풀사료 급여 등 엄격한 인증 기준 때문에 그동안 인증 농가가 없었다”며 “전국 1호 동물복지축산 한우농장 탄생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전라남도에 따르면, 만희농장은 아버지와 어머니, 딸이 함께 운영하는 가족 경영 농장으로 한우 147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고품질 한우고기를 생산, 서울 소재 백화점에 납품해 연매출 1억 원 이상 고소득을 올리는 유기축산 우수농장이라고 한다.
2008년 어머니 양만숙 씨가 한우 2마리로 사육을 시작했고, 아버지 김성희 씨도 2012년 40년 공직생활을 은퇴하고 본격적인 한우 사육에 뛰어들었다. 한우가 건강해야 고기도 건강하다는 생각으로 넓은 사육공간에 축사마다 가축 운동장을 마련했다.
또한, 일반사료 대신 고품질 유기인증 조사료를 직접 경작해 먹이기 위해 2017년 유기축산물 인증을, 2018년 HACCP 인증과 함께 전라남도 동물복지형 녹색축산농장 지정을 받았다.
이들 부부의 자녀 김소영 씨는 2014년 고향으로 귀농해 순천대 마이스터 친환경한우 과정을 수료하는 등 후계농업경영인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전남도에서 수여한 친환경농업대상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전라남도는 김소영 씨에 대해 “사람과 자연, 동물이 상생하는 농장을 만들고 싶었던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지난해부터 동물복지축산 농장 인증을 준비하기 시작, 귀농 7년만인 올해 ‘전국 1호 한우농장’이라는 큰 성과를 이뤄 후계 청년 축산 농가의 본보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소영 씨는 “눈앞의 경제적 이익보다 소가 행복한 농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며 “전국 1호라는 명예에 걸맞게 동물복지축산 한우농장 모델로 잘 운영해 동물복지에 관심이 있는 축산 농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현재 동물복지 축산농장 대부분은 닭 농장이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전국 297개 동물복지 인증농장 중 산란계농장이 168개(56.5%), 육계농장이 97개(32.6%)였다. 나머지 13개는 모두 젖소농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