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침팬지 관순이·광복이 반출 철회 결정 환영한다”
동물단체, 서울대공원 침팬지 반출 철회에 환영 입장 발표
서울대공원이 침팬지 ‘관순이’, ‘광복이’의 반출 계획을 철회했다. 동물단체는 일제히 환영 입장을 전했다.
올해 3월, ‘서울대공원이 지난해부터 사육 중인 침팬지 2마리를 동남아의 동물원으로 반출하려고 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사육공간이 부족하고 유전적 보전가치가 낮다고 판단해 CITES 멸종위기종인 침팬지를 인도네시아 동물원으로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보도 이후 동물단체들은 “서울대공원이 세계 최고 수준의 동물원 인증 기준인 AZA(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 인증을 받아놓고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ZA 인증 기관은 규정에 따라 동물을 반출할 때 AZA 인증 기관으로의 양도를 우선 고려해야 함에도 서울대공원이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는 8월 10일(수) 인도네시아 타만 사파리로의 침팬지 반출을 포기했다. 이날은 ‘침팬지 반출 관련 토론회’가 예정된 날이었는데, 서울시의 반출 포기 의사가 나오자 토론회도 바로 취소됐다.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는 공동 성명을 통해 “종보전과 동물복지를 이유로 반출하려던 계획이 철회된 것은 번식용으로 수출될 뻔했던 두 마리 침팬지와 기준 없이 거래 대상이 될 운명에 처했던 수많은 동물원 동물들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동물복지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계약임을 많은 사람이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공원은 처음부터 쟁점을 피하려고만 했다. 침팬지 반출과 어울리지도 않는 동물복지와 종보전이라는 거대담론을 이유로 들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서울시와 서울대공원이 과오를 스스로 바로잡지 못하고, 오히려 중개업체에서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고 계약을 포기한 것이 반출 계획 철회의 이유인 상황도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공원은 “동물 반·출입 가이드라인을 시민사회와 함께 만들고 그 기준에 따라 침팬지를 반출하겠다”고 밝혔다.
동물단체들은 “서울대공원의 침팬지 번식 계획이 종보전에 기여한다는 주장에 여전히 동의할 수 없다”면서도 “침팬지를 꼭 반출해야 한다면, 그들의 삶이 나아지도록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