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기동물 11만 2천마리 발생…10마리 중 8마리는 비품종견
동물자유연대, 2022 유실·유기동물 분석 리포트 발간
지난해 유기동물(유실동물 포함)이 약 11만 2천 마리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이후로 3년 연속 유기동물 발생 수가 감소했지만, 비품종견 비율은 더욱 상승했다.
보호자들이 ‘키우던 반려동물을 버리는 경우’보다 야생에서 ‘자연번식한 개체들이 유기동물로 구조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분석에 또 한번 힘이 실린다.
2022년 유기동물 112,226마리 발생…전년 대비 4,758마리 감소
전체 유기동물 10마리 중 7마리는 ‘개’
유기묘 86%는 ‘만 1세 미만’
2022년 1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유기동물(유실동물 포함)은 112,226마리로, 전년 대비 4,758마리 감소했다. 동물자유연대가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을 자체 분석한 결과로,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통계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부의 2022년 공식 유실·유기동물 통계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전체 유기동물 중 71.3%(79,976마리)는 개였으며, 고양이는 27.4%(30,737마리)를 차지했다. 개·고양이를 제외한 다른 유기동물은 1.3%였다.
2년 연속 유기견의 비율이 줄고, 유기묘의 비율이 소폭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유기견의 경우 0세(1세 미만)가 43.6%, 1세가 12.4%, 2세가 13.5%로 유기견 10마리 중 7마리가 만 2세 이하 개체였다.
유기묘 연령대는 더 낮았다.
유기묘 10마리 중 8마리는 0세(만 1세 미만) 고양이였다(80.3%).
동물자유연대는 “고양이 유실·유기건 중 0세 개체(24,697건)가 80.3%로 절대다수를 차지했으며, 1세 개체(1,704건)를 더하면 85.9%에 이른다”고 밝혔다.
보호자가 버리거나 잃어버린 고양이가 아닌, 새끼 길고양이가 구조되어 ‘유실·유기묘’ 통계에 잡히는 경우가 많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동물자유연대 역시 “0세 개체의 비중이 높고 4, 5월부터 급증하는 것은 길고양이의 출산과 새끼들의 외부활동이 증가하는 것과 유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위 ‘코리안 숏헤어’의 경우 유실·유기 시 길고양이와 구분이 어렵고, 주인을 찾기 어려워 2022년 기준 반환율이 1.3%에 불과하다”며 “등록대상 동물의 범위를 고양이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기견 중 비품종견 비율 증가
유기견 10마리 중 8마리는 ‘믹스견’
유기견의 품종을 보면, 흔히 믹스견이라고 부르는 비품종견이 전체 유기견의 78.6%를 차지했고, 품종견은 21.4%에 그쳤다.
전년 대비 비품종견의 비율은 0.3%P 증가하고, 품종견의 비율은 감소했다.
유기견 중 어린 비품종견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시골개·마당개의 유실과 들개의 자연번식이 유기견 문제의 큰 원인이라는 점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물자유연대는 “최근 전체 유실·유기동물에서 비중이 높아지는 걸로 추정되는 실외사육견의 번식 및 유실을 막기 위해 실외사육견 중성화 지원정책이 시행 중”이라면서도 “그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한 수단은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유기동물 입양 줄고, 안락사·자연사 늘어나
유실·유기동물의 처리현황에서는 입양 비율이 감소한 것이 특징이다. 입양 동물 수는 31,513마리로 전체의 28.1%를 차지해 전년 대비 4.4%P 줄었다.
반면, 유기동물 발생 수가 감소했음에도 안락사와 자연사는 각각 19,065건(17.0%)과 30,381건(27.1%)으로 오히려 전년 보다 659건, 172건씩 증가했다.
동물자유연대는 “품종견의 자연사 및 안락사율이 비품종견이나 다른 축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나 지난해 전체 입소 동물의 절반에 가까운 44.1%는 보호소 내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이중 자연사율은 27.1%로 입소 동물의 1/4 이상이 질병이나 상해로 고통 속에 죽음에 이르는 열악한 보호소 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지역별, 축종별, 품종별, 연령별 발생 양상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유실·유기동물정책이 각각의 특성에 맞게 수립되고 시행될 수 있도록 동물보호관리시스템상 정보의 일관성 제고 및 주요 정보의 추가 등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