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에 남은 돌고래 16마리·벨루가 5마리, 생츄어리 만들어 보호해야
해양포유류 보호 시설 ‘바다쉼터’ 마련 위한 토론회 개최
바다의 날인 5월 31일 국회에서 ‘해양포유류 보호시설 바다쉼터 마련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윤미향·소병훈·서영교·서삼석·신현영·전용기·홍익표 국회의원과 동물권행동 카라,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가 공동 개최했다.
그동안 돌고래 방류가 꾸준히 진행됐으나, 여전히 우리나라 수족관 5곳에 큰돌고래 16마리, 벨루가 5마리가 남아있다. 카라에 따르면, 이 가운데 일부 수족관에서는 체험과 공연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동물단체는 수년 전부터 수족관 고래류의 실질적인 보호 방안으로 해양포유류 생츄어리(sanctuary)인 ‘바다쉼터’ 조성을 정부에 요구해 왔다. 바다쉼터는 수족관 고래류뿐만 아니라 좌초·표류된 해양포유류의 치료, 회복, 재활 역할도 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카라는 “바다쉼터는 나아가 해외 수족관에 전시된 고래류들의 방류 과정에서 야생 적응 훈련 공간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미향 의원은 “올해 해양수산부와 협력해 바다쉼터 사업을 반드시 추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는 해외 바다쉼터의 사례를 소개하고, 국내 바다쉼터 후보지에 대한 섬세한 검토 내용을 공유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유준택 연구관은 과학적 데이터 기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양수산부 해양생태과 신재영 과장은 바다쉼터 기초 조사와 설계까지 필요한 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지적했고,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MARC 장수진 박사는 수족관 고래류에 바다쉼터는 수조 환경에 비해 고유한 생태적 습성들을 더 충족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김기범 기자는 바다쉼터가 거대한 수족관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고래류 납치와 착취의 과거를 보여주는 교육의 현장으로서의 바다쉼터의 역할을 제시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최인수 활동가는 감금 야생동물 보호 방안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육곰 보호시설 사례를 토대로 해양포유류 보호시설인 바다쉼터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편, 토론회를 공동 주관한 단체들은 이후에도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