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우도로 길고양이 중성화 봉사 떠난 전북 휴벤저스 봉사단
무수의촌 섬이라 TNR도 어려워..악천후 뚫고 봉사활동
전북 지역 동물의료 봉사단이 제주도 우도까지 먼 길을 떠났다.
전북대 수의대 설재원 교수와 와우동물메디컬센터 오홍근 원장을 비롯한 자원봉사단 ‘휴벤저스’가 지난 2일과 3일 제주도 우도를 찾아 길고양이 중성화 봉사활동을 펼쳤다.
휴벤저스는 주로 전북과 인근 지역의 사설보호소 등을 찾고 있다. ㈜휴벳이 보유한 차량을 활용해 보호소 동물들의 검진과 중성화 수술을 실시한다.
이번에는 무수의촌인 우도에 길고양이가 다수 서식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봉사계획을 세웠다.
제주시가 길고양이 TNR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우도 내에 동물병원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길고양이를 포획하면 배를 타고 제주시로 가 수술을 받은 후 다시 데려와야 하는데, 날씨의 영향까지 받다 보니 한 해 20여마리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휴벤저스 측은 “고양이 개체수가 갑자기 늘어나 현지 추정 200마리에 달하면서 작은 섬마을이 발정 시즌에는 잠을 못 잘 정도가 됐다고 한다”며 원정 봉사 계기를 전했다.
휴벤저스는 이동차량 1대를 끌고 익산부터 목포, 제주도, 성산포항을 거쳐 우도까지를 왕복했다.
당초 연휴를 활용해 2월 29일부터 3월 3일까지 3박4일의 봉사를 예정했지만, 현지 기상악화로 제주도 본섬과 우도를 연결하는 선박이 결항되면서 차질을 빚었다.
봉사 자체가 취소될 수 있는 위기였지만 기다리기로 결정했고, 다행히 이틀간의 결항 후 3월 2일에 우도에 입도할 수 있었다.
1박 2일간 진행된 봉사에서 우도 주민의 협력으로 길고양이 30여마리를 포획해 TNR을 진행했다.
기상 악화로 인해 예정했던 봉사물량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우도 주민들은 깊은 감사를 표했다.
휴벤저스 측은 “올해는 우도에서 잠 못 이루는 밤이 없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오는 30일과 31일에는 제주지역 수의사들이 길고양이 TNR을 위해 우도를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