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묘연 “원인불명 신경증상 고양이 공통점은 동일한 제조원 사료”
원인불명 고양이 신경근육병증 원인으로 사료 지목하고 조사 촉구
원인 불명의 고양이 신경근육병증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사)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사단법인 묘연이 “최근 갑자기 신경질환 및 신장질환을 겪는 반려묘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제보를 확인하고,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49명의 반려인과 피해 고양이 80마리를 전수 조사했다”고 밝혔다.
라이프와 묘연에 따르면, 4월 15일까지 파악한 80마리 피해 고양이 중 31마리가 사망했고, 47마리는 입원·통원 치료 중이며 2마리를 회복 중이라고 한다. 라이프와 묘연은 “입원한 고양이 중 중증이 많아 사망 개체수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프와 묘연에 따르면, 사망한 고양이들은 4개월령부터 10살까지 연령대가 다양했으며, 품종도 먼치킨, 브리티시숏헤어, 아메리칸숏헤어, 스코티시폴드, 노르웨이숲, 코리안숏헤어까지 다양해 특정 연령이나 특정 품종에 발병하는 질병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다.
피해 지역 역시 인천, 서울, 대구, 부산, 의정부, 김포, 성남, 양주, 구미, 함양, 김해, 광주, 순천 등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분포를 보였다. 라이프와 묘연은 “특정 전염성 질병이 원인으로 지적되긴 힘들어 보이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원충 감염 의심의 경우도 예방접종 등이 잘 이행된 실내 반려묘들이 피해를 겪은 것을 볼 때 원인으로 지목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어 “사망하거나 급성 질환을 겪고 있는 반려묘들의 공통된 특징은 49가구 대부분이 특정 제조원(M사, E사, H사, O사, R사)에서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생산된 고양이 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M, E, H사는 상호명만 달리하고 제조 공장의 주소지는 동일한 곳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피해 고양이들 중 한 집에서 생활하던 고양이 3마리가 순차적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고, 12마리 중 4마리는 사망하고 8마리가 병원에 입원 중인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프와 묘연은 “피해자들은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개별적으로 사망한 고양이의 부검을 의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사료 제조원 긴급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소비자들의 불안과 고양이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가 해당 사료 제조원들에 대한 긴급 조사와 고양이 사체 부검을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소비자들은 해당 사료 급여를 중지하고 폐기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묘연의 김지은 대표는 “현재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정보수집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기회에 국내 반려동물 사료관리법이 더 체계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일선 임상수의사들이 관련 케이스를 공유하며 자료를 모으고 있고, 대한수의사회도 사례를 수집하기 위해 회원들로부터 신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피해 고양이에 대한 부검이 의뢰됐고, 농식품부도 현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