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동물보호단체 대표, SNS통해 수의대 교수 AI 관련 인터뷰 비난
"교수님들 연구비 큰일났네" "종북종북하니 한번 올라타고 싶으셨나" 등 노골적 표현 사용
AI가 발생한 지 2개월이 넘었다. 지금까지 총 447농가에서 1,100만 마리의 가금류가 매몰됐다(3월 19일 기준).
AI 발생과 예방적 살처분이 이어지자 동물보호단체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동물보호단체들의 주장은 "AI 발생 원인을 야생철새로만 한정짓지 말고 근본적인 원인인 공장식 축산에 대해 외면·침묵하지 말 것" 과 "무차별적인 예방적 살처분 중지" 등 크게 2가지다.
AI 발생원인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의견이며, 동시에 '동물복지형 축산'이라는 축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좋은 움직임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방향 제시와 동시에 방역 당국 및 수의 전문가에 대한 과도한 비난도 증가하고 있다.
한 동물보호단체 대표가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AI는 살처분 몰살 외 방법이 없다는 얘기인가요? 그럼 전문가도 필요 없다는 얘기. 교수님들 연구비 큰일났네" "공장식축산이 북한에서 쓰는 용어? 여기저기서 종북종북하니 한번 올라타고 싶으셨나?" 등 노골적으로 한 수의과대학 A 교수의 인터뷰를 비난했다.
A 교수가 한 언론사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 중 "공장식 축산이라는 용어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며 우리 전문가나 가금산업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용어"라는 부분과 "바이러스를 근원적으로 아예 제거한다는 의미에서 현 단계에서는 백신접종 보다 살처분 정책이 합당한 것으로 보인다" 는 내용을 문제삼은 것이다.
물론 해당 동물보호단체 대표의 말처럼 외국에서도 Factory Farm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긴 하지만, 인터뷰 중 일부 내용을 가지고 너무 과도한 어투로 비난했다는 지적이다.
A 수의대 교수는 인터뷰에서 "AI 발생하려면 원인 바이러스가 외부에서 농장으로 유입되어야 가능하지, 공장식 축산이나 밀집사육을 한다고 자생적으로 발생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밀집사육 농장으로 유입되었을 때 상황을 훨씬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동물복지는 선진국에서 인도적 관점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국내 축산업도) 점진적으로 동물복지 개념에 충실한 축산업으로 변화할 것으로 추측한다"면서 "동물복지형 축산은 동물의 건강에도 매우 유익하지만 축산업에 있어서는 그만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가금농장 혈청검사, 발생농장 역학조사 결과, 철새에서 분리된 바이러스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과학적으로 철새에 의해 유입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잠정적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AI 발생원인, 동물복지 축산, AI 백신, 소독제 등 AI와 관련된 전반적인 분야에 대해 신중한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방역관계자는 "동물보호단체들의 AI 및 살처분 관련 비난과 문제제기는 분명 의미 있는 움직임이지만 노골적이고 과한 표현보다는 수의 전문가 및 방역 당국과 함께 토론할 수 있는 열린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