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문 제인구달 ˝인간 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위대하다˝
22일 입국후 국립생태원, 환경운동단체, 이화여대 등에서 연달아 강의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자 동물학자인 제인구달(80) 박사가 22일(토) 입국해 연달아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22일 오후 5시 30분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제인구달 박사는 23일(일) 국립생태원에서 ‘명사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해당 강의는 사전 신청자가 1만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이 높았으며, 최재천 국립생태원 원장이 순차 통역했다. 제인구달 박사는 이 자리에서 직접 침팬지 소리를 내는 등 열정적으로 강의에 임했다.
24일(월)에는 범세계적 환경운동인 ‘뿌리와 새싹’ 회원 80여명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최재천 원장과 윤성규 환경부장관도 함께했다.
25일(화)에는 이화여대에서 ‘희망의 씨앗’ 강연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제인구달 박사는 “한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며 500년 된 산림을 제거하는 게 안타깝다”며 “경제개발이 환경보호 보다 우선시되는 일이 세계 여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항상 어느정도 경제발전을 이룬 뒤에 파괴된 환경을 아쉬워한다”며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를 막는 것이 진정으로 우리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덧붙였다.
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도 강조했다.
“사람들의 의식이나 마음 자세가 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말을 꺼낸 제인구달 박사는 “그렇기 때문에 인간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위대하다는 사실을 잘 깨닫지 못한다. 우리가 물건을 구입할 때 이 물건이 동물을 학대하면서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면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돌고래나 고래를 가두고 전시하는 것은 동물들에게 곧 지옥”이라며 “이런 수족관을 방문하지 않는 운동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지구 역사상 가장 똑똑한 동물인 인간이 주변 환경을 망치며 살고 있다”며 “당장 눈 앞의 주주총회, 선거만 신경쓰지 말고 먼 미래 세대에 끼칠 영향을 생각하는 지혜를 갖자”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1934년 영국에서 태어난 제인구달 박사는 40년간 침팬지를 관찰·연구한 동물학자다. 2001년에 ‘간디 킹 비폭력상’을 수상했으며, 2002년에는 UN 평화의 메신저로 임명되기도 했다. 한국방문은 이번이 7번째다.
한편, 국립생태원은 그녀의 방문을 기념해 국립생태원 내에 제인구달 길(Jane Goodall Way)를 조성했다. ‘제인구달 길’은 그녀의 삶의 자취와 업적을 느낄 수 있는 10가지 주제로 구성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