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과대학의 동물복지 수준을 평가하는 10가지 지표는?
전세계 수의대 교수진, 수의대생, 수의사 등 2,600여명 조사..80% 이상 높은 지지율
동물복지에 대한 전세계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에 대한 조언을 전달할 수의전문가의 역할도 강조되는 추세다. 수의사가 책임지는 동물의 건강은 동물복지의 핵심부분이기도 하다. OIE는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수의사가 갖춰야 할 역량(Day 1 Competency) 중 하나로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를 포함시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국제동물보호단체 ‘World Animal Protection(WAP)’는 세계수의사회(WVA)의 도움을 받아 수의학교육과정이 훌륭한 동물복지 수준에 도달하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각 수의과대학이 교육과정의 동물복지 수준을 바라볼 수 있는 평가기준 10개항 초안을 마련해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014년 4월부터 10월까지 전세계 2,614명의 수의과대학 교수진, 학생, 일반 수의사, 정부 및 NGO 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WAP가 마련한 10개 판단기준이 모두 8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WAP가 수의학교육과정의 동물복지수준에 대해 마련한 평가기준 10개항은 다음과 같다.
1. 교수진이 OIE가 권고한 동물복지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2. 독립된 윤리위원회가 연구와 교육에서의 인도적 동물사용여부를 효율적으로 평가하는가
3. 교육과 연구에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용하고 잘 보살피는가
4. 모든 커리큘럼에 동물복지의 원칙이 녹아 있는가
5. 수의대의 미션과 비전에 동물복지에 대한 헌신을 천명하고 선배들이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가
6. 수의대가 직원과 수의사를 대상으로 동물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치는가
7. 수의대와 교수, 학생이 지역사회의 동물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는가
8. 수의대의 동물복지 문제에 학생이 깊이 참여하는가
9. 동물복지에 연관된 과학연구의 기회를 제공하는가
10. 수의대 전반의 동물복지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 및 평가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는가
이 같은 기준을 바탕으로 수의과대학의 동물복지 수준을 평가하는 방법론에서는 응답자의 직업별로 선호도가 갈렸다.
교수진은 수의학인증과정에 포함시키는 통합평가를 선호했지만, 학생들은 타 수의과대학의 전문가가 방문하는 상호평가를 더 선호했다. 현장의 수의사들은 독립된 기구에서 평가작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더 높이 샀다.
동물복지 수준이 훌륭한 수의과대학을 이르는 명칭에 대한 선호도는 지역별로 달랐다.
유럽과 북미지역은 ‘동물복지교육 최고기관(Centre of Excellence for Animal Welfare Education)’을 선호했지만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동물복지 모범 수의과대학(Model Vet School for Animal Welfare)’에 더 찬성했다.
WAP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대부분의 수의사들이 동물복지를 고려한 수의학교육과정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수의학교육과정의 동물복지 수준을 평가하는 자가진단 및 상호진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르나 발라 OIE 사무총장은 “수의사가 동물복지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을 위해 노력하며 이러한 책임을 관련자에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은 민간 및 공공영역에서 수의임상의 근간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