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자폐 아동을 대상으로 동물매개치료를 진행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최근 자폐 아동에 대한 동물매개치료의 놀라운 효과에 대한 많은 과학적인 연구보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례로 국내 한 사회복지관에서는 자폐 아동을 대상으로 애완견을 중재로 한 놀이 치료를 진행하였는데, 아이들이 개를 쓰다듬고, 인사를 하고, 함께 산책하는 시간을 갖는 등 활발한 활동이 늘어났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이들은 평소 고립적이고 위축된 태도를 보이는 아동들이었으나 놀랍게도 프로그램 동안 친구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음은 물론이고 그룹에서 리더가 되려는 의지를 보이는 등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자료출처: 한국동물매개심리치료학회 www.kaaap.org).
1. 자폐 아동의 특성
자폐 아동의 주요 임상적 특징으로는 사람과의 관계형성 부족, 신체 사용의 부적절성, 물체 사용의 부적절성, 변화 수용에 대한 어려움, 시각적 반응의 부적절성, 공포증 및 신경과민성 반응, 언어에 대한 의사소통의 문제, 활동수준의 부적절성, 지적 기능의 수준과 발달의 문제 등이다.
특히, 사회적 상호작용의 결여는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나타나는데,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다른 사람과 눈 마주치기를 하지 않는 것이다. 자폐 아동은 얼굴 표정이 없고, 생후 2~3개월에 나타나는 사회적 미소도 없으며, 몸 자세나 몸짓으로 비언어적인 행동을 나타내지 못한다.
유아기에 부모에게 꼭 안기지 못하고, 애정과 신체적 접촉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를 나타내기도 하며, 부모의 목소리에 대한 반응결여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유아기에 흔히 나타나는 정상적인 격리불안과 낯가림의 현상도 보이지 않는다. 자폐 아동의 부모들은 아이를 안아 올릴 때 마치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플라스틱 인형을 안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자폐 아동의 사회적·인지적 결함은 의사소통 능력을 제한하게 하여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맺는데 어려움을 가지게 하며(Strock, 2004; Watson 등, 2003), 학령기가 되면 친구가 없을 뿐 아니라 성인이 되어도 대인 관계나 이성 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다(민성길, 2010).
이와 같이 자폐성 장애아동의 사회성 기술의 부족은 적절한 사회적 상호작용 행동을 시작하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에 이러한 사회적 상호작용 행동을 향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중재방안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2. 자폐 아동 대상 동물매개치료 프로그램의 이점
1) 인간과 동물의 유대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자연 친화적이고 효과적
미국의 아동 정신과 의사였던 보리스 레빈슨 박사가 아동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반려견 ‘징글’이 환자들을 편안하게 하고 치유 효과를 상승시키는 것을 경험하고, 이를 환자의 치료에 적용한 것이 대체의학으로서 현대적인 동물매개치료를 정립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레빈슨 박사는 의사소통 장애가 있거나 수줍은 아동들이 반려견과 상호작용을 할 경우 큰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Fine, 2000). 동물매개치료는 다른 대체의학적 방법과 다르게 인간과 동물의 유대감을 활용하여 자폐 아동에 자연 친화적이고 효과적인 긍정적 반응을 유도한다.
2) 동물매개중재 활동의 오락적인 요소
반려견이 공을 물어오거나 재주를 보여주고 고양이가 깃털 장난감을 쫓아 마루 위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은 아동에게 웃음을 제공한다. 반려동물과 상호작용을 함으로써 접촉으로 인한 즐거움도 찾을 수 있으며, 이러한 기전으로 동물과 함께하는 즐거운 놀이 경험이 자폐 아동에게 사회적 발달을 촉진시켜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물을 쓰다듬어주는 일은 자폐 아동을 위로하고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복종훈련을 받을 수 있는 반려견의 경우 아동에게 훈련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계기를 촉진시켜줄 수 있으며, 아울러 아동의 자기개념과 자아존중감을 강화시켜줄 수 있다. 또한, 반려견과의 놀이 활동이 자폐 아동의 사회적 지식, 모방행동, 거울보기, 규칙 알기, 놀이활동 증진을 유도할 수 있다(이진숙, 2004). 자폐 아동은 발달상의 혼란을 일으키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데, 반려견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러한 스트레스가 경감되고, 결과적으로 자폐 아동의 사회성 발달이 촉진된다(Solomon, 2010).
3) 다양한 활동을 프로그램으로 구조화 하여 접근이 가능
동물매개치료는 자폐 아동의 프로그램에 대한 동기부여에 매우 긍정적이며, 운동기능을 향상시켜서 육체적 기능을 회복시키고, 집중력과 자기표현능력을 향상시키며 관심과 대화를 촉진시킴으로써 자존감을 향상시켜준다.
외부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되어 동물에게 사랑을 줄 수 있게 되며 동물을 통해 아동과 동물 상호간에 교감형성을 할 수 있다(Chandler, 2005). 그리고 학교로 가는 교통수단, 식품점 쇼핑, 의사와의 약속, 휴양 활동과 같은 일상적인 활동들은 반려견과 함께 하면서 쉽게 실행할 수 있다(Burrows 등, 2008; Fine, 2010; Grandin 등, 2010).
3. 자폐에 대한 동물매개치료 연구 논문 검토
1) 외국의 자폐 아동 대상 동물매개치료 연구
Grandgeorge와 Hausberger (2011)은 자폐에 대한 동물매개치료의 효과에 대한 8편의 연구 논문을 검토하여 그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각 연구 논문에서 제시한 연구 방법은 표 1에 정리되어 있다. 연구자들이 주로 이용한 동물은 개이었고, 연구자에 따라서는 토끼, 기니픽, 라마와 같은 동물을 활용한 경우도 있었다.
Grandgeorge와 Hausberger (2011)가 자폐에 대한 동물매개치료의 효과에 대한 8편의 연구 논문을 검토하여 정리한 각 연구 결과의 효과는 표 2에 정리하였다.
연구자들에 따라서 자폐 아동에 대한 동물매개치료의 효과 측정 척도는 조금씩 달랐으나, 공통적인 점은 자폐 아동의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들을 보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출처: Annu 1st Super Sanita – 2011, 47(4):397-408)
(자료출처 : Annu 1st Super Sanita-2011, 47(4):397-408)
2) 국내 자폐 아동 대상 동물매개치료 연구
통계청에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자폐증 현황에 대한 분석 자료를 발표했다. 발표 자료에 의하면 기존에 자폐증으로 진단받았거나 새롭게 진단을 받은 이들이 2014년 7037명으로, 2010년 4845명에서 지난 5년간 자폐증 환자가 약 1.5배 증가하고 자폐증 진료비도 1.9배 증가했다. 이러한 자폐 대상의 증가에 따라 자폐에 대한 예방과 치료법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동물매개치료는 자폐 대상자들에 다양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자폐아동에 대한 동물매개치료 연구 수행이 다수 수행되고 있다. 그 동안 국내에서 수행된 자폐아동 대상 동물매개치료 연구 결과들은 표 3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아래 그림들은 원광대학교에서 SK 그룹의 지원으로 수행된 ‘자폐아동 사랑나눔 캠프’의 한 모습이다.
이 캠프 행사는 미술치료, 음악치료, 원예치료와 동물매개치료와 같은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 중 참가 전에 미리 선택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미리 신청한 그룹에 참여하여 활동을 체험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른 어느 반에 속한 참여 자폐 아동들 보다, 동물매개치료 그룹에 속한 자폐 아동들은 자발적이며 즐겁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 효과 또한 빠르게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비교 연구 결과들에서도 동물매개치료는 미술치료나 음악치료와 같은 대체의학적 방법 보다 그 효과가 빠르고 지속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3. 자폐아동에 대한 동물매개치료의 효과 기전
자폐아동에 대한 동물매개치료의 효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하여 잘 알려져 있다. 동물을 활용한 중재활동의 적용이 자폐 아동의 치유를 위해 더욱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자폐 아동에 대한 동물매개치료의 효과 유발 기전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 해답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을 것이다.
1) 동물의 ice-breaker 및 촉매제로서 역할
동물들은 치료 활동의 매개체로 도입되어 이용될 때, 아동 대상자들에 의사 또는 치료사와 서먹함을 푸는 ice-breaker 역할을 한다. 또한 무의식에 깔려있는 감정의 분쟁이나 걱정과 두려움들을 대상 아동들이 털어놓게 하는 촉매제로서 역할을 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애완동물이 대상 아동들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Serpell, 1999). 이러한 이유로 동물의 중재는 자폐아동의 닫혀있던 마음을 자연스레 열게 하고 프로그램 수행 과정 동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2) 비밀 보장에 대한 신뢰
어린이들은 쉽게 그들의 감정을 동물에 자연스럽게 털어놓는 경향이 있다(Reichert, 1998).
레빈슨 박사는 자폐 아동과 같이 대인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이 애완동물과 쉽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자폐아동은 동물들이 자신이 털어 놓는 비밀에 대하여 잘 지켜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신뢰감이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아동이어도 프로그램 활동 동안에 치료도우미동물에게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도록 하며, 이러한 즐거운 경험을 통하여 자폐의 증상이 경감될 수 있다.
3) 편안함과 사랑 받는 즐거운 경험 유도
애완동물은 어린이에게 비위협적이고, 평가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시키며, 무조건적인 집중과 사랑을 베풀어 줄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어린이들은 동물에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어린이와 동물의 이러한 독특한 관계는 자폐 아동이 동물의 중재를 통하여 대인관계 형성 능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독려 받을 수 있게 한다(Levison, 1969; Serpell, 1999).
4) 과제 수행을 통한 성취감 획득
자폐 아동에 대한 동물매개치료와 동물매개활동의 하나로 동물과의 상호작용 프로그램은 동물관리, 먹이주기, 강아지와 산책하기 등 다양한 과제 활동을 프로그램으로 구조화하여 접근하는 것이다.
동물매개치료는 미리 프로그램 활동에 설계된 간단한 과제 수행을 통한 참여 자폐 아동의 성취감 획득이 가능하다. 참여 자폐 아동은 프로그램에 대한 동기부여에 매우 긍정적으로 반응하게 하고, 과제 활동 동안에 자연스럽게 운동기능을 향상시켜서 육체적 기능을 회복시키고, 집중력과 자기표현능력을 향상시키며 관심과 대화를 촉진시킴으로써 자존감을 향상시켜준다. 그리고 외부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어 동물에게 사랑을 줄 수 있게 되며 동물을 통해 아동과 동물 상호간에 교감형성을 할 수 있다(Chandler, 2005).
이와 같이 동물매개치료의 자폐 아동에 대한 놀라운 치료 효과들은 동물과 아동에 형성되는 자연스러운 유대감에 기인하여 매우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신속히 긍정적인 효과들을 이끌어 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