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매개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매개치료 관련 단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관련 학과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동물매개치료는 치료의 한 분야이며 전문가에 의해 진행되어야 하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물매개치료(AAT, Animal Assisted Therapy)는 동물매개활동(AAA, Animal Assisted Activities)의 한 분야다. 하지만 엄연히 ‘치료’활동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반드시 참여해야하고, 잘 구성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활동의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잣대가 명확해야 하며, 활동도우미견의 스트레스 등 동물복지에 대한 고려도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동물매개치료를 실시한다고 밝힌 개인 및 단체는 국내에만 20여 곳에 이른다. 그 중 전문적인 프로그램과 인력으로 제대로 된 동물매개치료 활동을 펼치는 곳도 있지만, 비과학적인 프로그램을 갖춰놓고도 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자격증 발급을 전제로 교육 및 시험을 통해 수강료 수익을 올리는 곳도 있다.
동물매개치료사, 동물매개심리상담사, 동물매개심리사, 동물매개심리복지사 등 자격증의 용어도 정리되지 않았으며, 인증되지 않은 자격증도 많다.
한국동물병원협회 HAB위원회(KAHA HAB) 위혜진 위원장은 10월 30일 대한수의학회 강의에서 “KAHA HAB 역시 동물매개활동(AAA)을 위주로 활동하고 있으며, 활동견에 복지와 건강에 대해서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동물매개치료는 전문적인 치료분야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KAHA HAB는 병원과 연계하여 지난 수년간 발달지연·뇌성마비 어린이 및 요양병원 노인 분들을 대상으로 동물매개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으며, 신촌 세브란스 병원의 초청으로 소아과병동 환자들을 대상으로 동물매개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동물매개활동에서 수의사의 역할 명확해..수의사 참여·관심 필요
한편, 동물매개활동·동물매개치료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관련 학과·단체·협회가 난립하는 상황 속에 수의사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위혜진 원장은 “동물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를 잘 살필 수 있고, 인수공통전염병 및 최근 흐름인 원헬스(one-health) 개념을 고려했을 때도 수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며, 동물매개활동은 다학제적 학문으로 수의학의 방향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려동물의 신체적 건강관리 ▲반려동물의 정신적 건강관리 ▲활동견의 일반 돌보기와 유지관리 ▲현장에서 활동견의 민감한 변화를 감지하고 조율하는 일 등을 동물매개활동에서 수의사의 역할로 꼽았다.
김옥진 교수(원광대 동물매개치료학과) 또한 “동물매개치료의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부분이 바로 ‘동물로부터 사람에 전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과 같은 질병 감염’에 대한 우려”라며 “수의사는 동물에 대한 질병을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도우미동물의 질병 감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프로그램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