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애견미용 학원,제2의 강아지공장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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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사육인구가 늘어나고, 사육 문화가 발전하면서 애견미용사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애견미용사 자격증 시험에는 매번 수 백 명이 응시한다. 연간 애견미용사 자격 취득을 위해 도전하는 사람이 3천 명을 훌쩍 넘을 정도다.

이들은 보통 애견미용학원이나 관련 학과에서 수개월에서 수년 씩 수련을 받고 시험에 도전한다. 물론 자격증이 없어도 애견미용사로 활동하는 데 법적 제한은 없지만, 애견미용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이처럼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애견미용 관련 사고도 꾸준히 발생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반려동물 미용관련 소비자불만 142건 중 상해를 입은 피해가 80건(56.4%)으로 가장 많았다. 즉, 미용 중 다치는 상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가장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미용사의 실력 부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애견미용사를 꿈꾸는 학생들은 어떻게 실력을 쌓을까?

대부분의 학원 및 관련 대학 학과에서 번식장에 있는 개들을 데려와 실습을 시킨다. 즉, 일명 강아지공장이라고 불리는 동물생산업 농장에서 개들을 실습견으로 데려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은 미용실습을 하고, 번식장 개들은 미용을 받을 수 있으니 1석 2조”라고도 말한다. 

그런데 최근 급증하는 미용사고의 원인으로 ‘실습 부족’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애견미용 실습견이 부족해 실습을 제대로 못해본 채 현장에 바로 투입되어 독단적으로 미용을 하다가 사고를 낸다는 것이다. 

지난해 강아지공장이 이슈화되며 동물생산업이 위축됐고, 또 내년부터는 동물생산업이 허가제로 전환되기 때문에 애견미용업계에서는 실습견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걱정한다. 

게다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동물병원, 펫샵, 애견카페, 거기에 애견미용만 전문적으로 하는 애견미용샵까지 생겨나면서 미용사들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다. 상황이 이러다보다 부족한 경험을 가진 애견미용사들이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인 실장인 곳이 80%를 넘어선다고 한다. 그만큼 애견미용사들의 근무환경도 열악하고 일을 그만두는 비율도 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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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견에 대한 동물복지 문제도 생긴다.

강아지공장에서 데려온 실습견에 대하는 학원생들의 태도가 가볍다는 지적이 있다. SNS에 농장에서 온 개들의 사진과 함께 “오늘은 미용이 잘됐다”, “이 녀석은 너무 많이 움직이더라”, “이 아이는 좀 XX맞았다. XX견”같은 글을 올리는 경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학원 내에 자체 실습견을 두는 경우도 있는데, 매일 목욕, 드라이, 염색을 반복하다보니, 상태가 나쁜 경우가 많다. 일부 애견미용 학원에 대해 동물학대를 하는 제2의 ‘강아지공장’이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린다. 부족한 실습견 때문에 강아지 인형에 가발을 씌워놓고 수업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올해 3월 동물보호법이 개정되면서 동물관련 영업에 ‘동물미용업’이 신설됐다.

동물들은 안전하게 미용을 받아야 하고, 애견미용사들은 그만큼 충분한 실력을 쌓아야 한다.

동물미용업이라는 영업 분야까지 법에 추가된 만큼, 개정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는 내년 3월까지 미용실습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 ‘동물복지 측면에 입각한’ 방안이 있는지 고민을 시작할 때다.

[사설] 애견미용 학원,제2의 강아지공장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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