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토리가 마침내 퍼스트독이 됐다. 토리는 26일 오후 5시 ‘문토리’라는 이름이 새겨진 인식표를 목에 걸고 청와대에 입성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토리가 동물등록제에 따라 내장형 전자칩을 삽입되었음을 확인시킨 후 입양서류와 주의사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토리를 반려동물로 맞아들여 잘 키우겠다는 서약서에 친필 사인을 한 뒤, 입양 명예회원비 10만원을 케어 측에 전달하고 토리 이모티콘이 그려진 티셔츠를 들고 기념촬영을 진행했다.
케어의 입양 명예회원이 된 문재인 대통령은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에 해마다 30만 마리의 개들이 버려지고, 이중 10만 마리가 유기동물 보호소로 돌아온다”며 “토리 입양을 계기로 구조 동물이 더 많이 입양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유기견 ‘토리’와 풍산개 ‘마루’, 그리고 고양이 ‘찡찡이’까지 두 마리의 퍼스트독과 한 마리의 퍼스트캣과 함께 생활하게 됐다.
토리는 ‘유기견 출신 퍼스트독’으로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아온 검은개다. 2년 전 경기도 양주의 한 폐가에서 식용견으로 도살되기 직전 구조됐지만, 검은 색에 혼종견으로 번번이 입양에 실패하면서 2년 넘게 입양센터에서 남겨진 4살짜리 수컷 강아지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는 검은개 ‘토리’가 입양처를 찾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토리를 퍼스트독으로 입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동안 동물권단체 케어는 일반인과 동일한 입양 절차를 통해 토리를 입양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입양절차를 진행해 왔다. 일반인의 경우 통상 입양 신청과 심사기간은 대략 1~2주.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밀린 국정수행과 해외 순방 등 바쁜 일정으로 인해 입양 시기가 늦어져오다가 오늘에서야 입양 절차가 마무리됐다.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는 “유기견에서 ‘반려견’으로 새 삶을 시작하는 뜻 깊은 순간에 문재인 대통령님이 직접 토리를 맞아주신 것은 우리나라 유기견 입양에 모범적 사례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19일 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오찬 회동 때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선물한 방석에 토리가 올라가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청와대 측은 “폭신하고 부드러워서 강아지들이 한 번 누우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방석”이라며 “대통령이 토리를 방석에 앉혔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토리 외에 또 다른 퍼스트독인 ‘마루’의 근황도 공개했다. 청와대는 “마루의 근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아 따로 한 장 찍었다”며 “토리를 맞이한 마루 형님. 요즘 아파서 치료받으며 주사를 맞느라 등 일부가 맨들맨들 하다. 그래도 늠름한 기세와 점잖은 풍산개의 면모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