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수 인수위, 재정 확충 방안 모색‥중앙회비 별납 도입 제시
인수위 ‘중앙회비 재정 확충, 일하는 수의사회로 회원 지지 모아야’
대한수의사회 제26대 집행부 인수위원회(위원장 한태호)가 8일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해산했다.
인수위는 약 1개월에 걸쳐 대한수의사회 중앙회 조직과 사무처·한수약품 운영, 재정 상태 등을 자체적으로 검토했다. 재정 확충 등 개선과제를 담은 인수위 보고서를 허주형 회장과 중앙회 사무처에 제출하면서 활동을 마무리했다.
회관 임대료·중앙회비 등 가용 예산 10억원 수준 불과
인수위, 회비·광고·한수약품 경영 개선해야
인수위에 따르면, 대한수의사회 중앙회가 국고보조사업 외에 자체적으로 확보하는 예산은 약 12억원 규모다.
이중 절반 정도가 성남 수의과학회관의 임대료로 충당된다. 나머지는 주로 중앙회비(약4억원)와 대한수의사회지 광고(약2억원)로 거두는 수입이다.
한수약품이 수익금을 내면 대한수의사회 재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최근 몇 년 간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회지 광고 수입도 발간 비용을 메꾸는데 급급한 실정이다.
결국 대수가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은 10억원 수준에 그치는 셈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인수위는 ▲중앙회비·지부회비 분담 비율 조정 ▲중앙회비·지부회비 분리 납부 ▲회지 광고 확충 ▲한수약품 경영 활성화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중앙회비·지부회비 별납 제도, 필수 연수교육 연계 등 아이디어 제시
지부수의사회 저항 예상 ‘회원 지지 바탕으로 추진해야’
현재 대한수의사회 회비는 지부수의사회가 중앙회비와 지부회비를 한꺼번에 받고, 이중 중앙회비만 올려 보내는 구조다. 가령 동물병원장이 소속 지부에 연간 30만원을 납부하면 이중 20만원은 소속지부가 갖고, 나머지 10만원만 중앙회에 보내는 식이다.
전체 회비 중 중앙회에 들어가는 금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수위는 “2018년 기준 중앙회비는 전체 회비납부금액의 36%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중앙회비를 올리는 것도 쉽지 않다.
2018년 7월 대한수의사회 이사회에서 2020년 중앙회비 인상을 의결한 이후(원장 기준 8→10만원) 회비를 인상한 지부의 경우 그 인상폭이 중앙회비 인상분보다 컸다.
지부별로 회비 확충이 필요한 다양한 요인이 있겠지만, 중앙회비 인상이 회원이 실제로 납부하는 금액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수위는 중앙회비·지부회비를 따로 납부하는 제도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한수의사회 중앙회가 ‘일하는 수의사회’로 회원들의 인정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지부를 통하지 않고서도 중앙회비 재정을 확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수교육을 연계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중앙회비를 납부한 회원에게는 연수교육 필수시간(연 5시간 이상)을 보다 편하게 이수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 등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현재 임상수의사는 매년 필수교육 5시간 이상, 선택교육 5시간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이중 필수교육은 소속 지부가 주최하는 오프라인 연수교육으로만 채울 수 있다.
반면 의사협회는 반드시 들어야 하는 연수교육 필수 평점(3년간 24평점 중 2평점)을 온라인 교육으로 제공하고, 회비납부자에 한해 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오프라인 교육에서 열리는 필수과목을 수강해도 무방하지만, 회비납부자에게 상대적인 편의를 제공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수위 의견이 조기에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회비 분납이나 중앙회 주최 필수교육 등 모두 지부수의사회로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관 개정안 상정을 비롯한 중앙회 회무를 결정하는 이사회의 과반이 지부장들로 구성됐다는 점도 요인이다.
인수위도 지부의 저항이 고비임을 지목하면서, 중앙회비 재정 확충은 회원들의 지지에 기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수의사회가 일하는 수의사회로 인식을 제고하고, 회비납부 회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