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 유기동물보호소 시온쉼터 다시 찾은 수의사 봉사단
경기도·인천수의사회와 버동수 봉사단, 대전 시온쉼터서 동물의료봉사
수의사회 봉사단이 14일 대전 유성구 소재 사설 유기동물보호소 ‘시온쉼터’를 찾아 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시온쉼터에는 현재 개 220여마리가 머무르고 있다. 대부분 개농장에서 구조된 대형견들이다. 2016년 50여마리로 시작했던 보호소 규모는 계속 커졌다.
쉼터 측은 “갈 곳 없는 농장의 개들을 구조하고, 개인 구조자들까지 보호를 맡기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후원금으로 꾸려가는 보호소지만 존립도 위협받고 있다. 개발제한구역에 들어선 불법 시설인데다 주변 거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지며 폐쇄명령이 내려진 것이다. 2018년부터 계속 부과된 이행강제금만 4천만원에 달한다.
수의사 봉사단이 시온쉼터를 찾은 것은 4년여만이다. 2017년 1월에도 경기도수의사회와 대전시수의사회 수의사들이 중성화수술을 실시한 바 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경기도수의사회 동물복지위원회와 인천시수의사회 봉사단 YANA, 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버동수) 회원들이 참여했다. 경기도수의사회 봉사 참여자 상당수는 2017년 봉사에도 참여했던 원장들이다.
강원대 수의대 봉사동아리 ‘와락’과 건국대 수의대 봉사동아리 ‘바이오필리아’ 회원 수의대생 19명도 힘을 보탰다.
일반 봉사자들도 쉼터를 찾아 대규모 봉사단이 꾸려졌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온쉼터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는 봉사모임 ‘나라찬’과 건양대 대전메디컬캠퍼스 RCY 회원들이 중성화수술을 위한 구조견 포획과 운반을 맡았다.
이날 봉사단은 구조견 40마리를 대상으로 중성화수술을 실시했다. 외부기생충 구제와 백신접종도 병행했다. 수의사회 봉사단과 대한뉴팜이 약품을 후원했다.
유기동물보호소에 봉사자들의 도움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병진 경기도 동물복지위원장은 “해외 선진국 보호소는 개 1마리도 여러 봉사자가 돌보지만 국내는 보호소장이 혼자 떠안거나 봉사자 한 명이 수십 마리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개들끼리만 지내는 환경을 개선하려면 봉사자들의 손길이 더 늘어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기도수의사회, 인천수의사회 봉사단은 올해도 사설 유기동물보호소와 무수의촌 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도 정기 봉사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