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놓는 의사는 2만원, 광견병 백신 놓는 수의사는 3천원

허주형 ‘광견병 관납 접종비 최소 1만4천원 돼야’ 내년 지역수의사회·일선 동물병원 동참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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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2일 성남 수의과학회관에서 열린 출입기자간담회에서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료 현실화를 촉구했다.

허주형 회장은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 문제를 지부수의사회와 지자체가 만나 협의해야 한다”면서 “내년부터라도 동물병원에서 두당 1만 4천원의 접종비를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 현실화에 지부와 회원들이 적극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시도 가축방역사업의 일환으로 매년 시행되는 광견병 관납백신은 수의사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형태로 자리잡았다.

정부·지자체 예산으로 광견병 백신을 구입해 동물병원에 배부하는 형태는 동일하다. 반면 접종비용을 책정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서울은 별도의 접종비 지원 없이 보호자가 5천원을 내는 구조다. 대전·충북 등지에서는 보호자가 내는 돈은 없지만, 지자체가 두당 3~5천원의 접종비를 지원한다. 지자체 접종비 지원과 보호자가 지불하는 금액이 섞여 있는 지역도 있다.

문제는 접종비용이 너무 낮다는데 있다. 일부 시군에서는 최근 1만원까지 접종비가 올랐지만, 대부분 5천원 아래다.

반면 평소 동물병원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광견병 백신비용은 두당 2만5천원선이다. 관납백신제품을 준다 해도 차이가 크다. 동물병원의 희생이 강요되는 셈이다.

(자료 : 대한수의사회)

정당한 대가 없으면 차라리 거부해야’..접종비 1만 4천원선 제시

우연철 대수 사무총장은 “광견병 방역은 굉장히 이상하다. 지자체는 책임지기 싫어서 접종명령도 내리지 않는다”면서 “수의사의 의무감에 기대어 국가가 방치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계절성 전염병도 아닌 광견병을 봄·가을에 맞춰 관납백신사업을 벌이는 이유도 불분명하다.

공급량도 문제다. 동물병원별로 많아야 100~200두분, 대도시는 수십 두분에 그치다 보니 누구는 해주고 누구는 안해주는 문제에 봉착한다.

허주형 회장은 “(한 동물병원에) 관납백신 50두분을 주면, 나머지 강아지들은 놓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냐”면서 “(광견병 관납이) 국가가 일부 보호자에게만 특혜를 주는 형태에 그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주형 회장은 후보시절 ‘도시지역 일괄 광견병 접종 폐지’를 공약했다. 수의사가 정당한 대가를 받고 제대로 실시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거부해야 한다는 취지다.

허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도 “일선의 많은 동물병원들이 이미 광견병 관납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일선 동물병원장은 “10~20년전에 책정된 시술비가 그대로다. 가끔 (관납백신을 따로) 찾는 고객이 있지만 관납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면서 “최소한 1만 5천원선의 접종비가 책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수의사회가 제시하는 광견병 관납 접종비 적정금액은 1만 4천원선이다. 사람의 계절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사업에서 의사에게 지급되는 접종비가 1만6천원~1만8천원선인 점을 감안했다.

최근 전국민을 대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접종도 의사에게 회당 19,220원의 시술료가 지급된다.

허주형 회장은 “내년부터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 현실화를 위해 지부수의사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놓는 의사는 2만원, 광견병 백신 놓는 수의사는 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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