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 현실화되나‥서울도 조정 움직임
대수 시도지부장협의회, 접종비 결정 주체 명확화 유권해석 촉구
일선 동물병원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에 대한 현실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회장 이승근)은 최근 농식품부에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 현실화를 위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두당 5천원에 머무르고 있는 서울지역 접종비가 조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수 지부장협의회가 산출한 적정 비용은 2만1천원
5천원 내외 그치는 접종비, 동물병원 희생 강요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사업은 매년 봄·가을에 진행된다. 정부가 백신을 사서 일선 병원에 공급하면, 병원은 평소보다 저렴한 비용을 받고 접종에 협조한다.
문제는 비용이 너무 낮다는데 있다. 평소 동물병원에서 백신접종에 청구되는 비용은 통상 2만 5천원~3만원 내외다. 반면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5천원 내외에 그친다.
백신을 공급해주기는 하지만, 백신 제품의 단가는 두당 1,600원선이다. 백신접종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동력, 혹시 모를 안전사고 부담까지 감안하면 동물병원에 희생이 강요되는 구조다.
허주형 회장 취임 이후 대한수의사회는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의 적정 금액으로 1만4천원을 제시했다. 사람의 계절 인플루엔자 국가 예방접종사업에서 의사에게 지급되는 접종비가 1만8천원선이라는 점을 감안한 수치다.
게다가 코로나19 백신접종에서 의사 시술료가 회당 2만원 이상으로 책정되면서 수의사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보정까지 필요한 개의 접종비용이 사람보다 더 높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한수의사회 시도지부장협의회가 산출한 적정 예방접종비용은 약 2만1천원이다. 백신접종 진료에 들어가는 수의사 및 보조직원의 인건비와 진료소모품 비용을 계산한 수치다.
관련 의료폐기물 처리비용이나 동물병원 운영비용은 반영하지 않았는데도 현재 책정된 비용과 큰 차이를 보인다.
관납백신 접종비 결정주체 유권해석 요청
‘정부 상한액에 따라 수의사회가 접종비 결정해야’
광견병 관납백신 접종비는 경기, 인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1만원까지 인상됐다. 수의사회가 제시한 적정 금액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실화에 진전을 보인 셈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 지자체는 5천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지역별로 지자체의 접종지원금이 섞여 있거나, 보호자 부담비용이 무료부터 1만원까지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문제다.
시도지부장협의회는 관납백신 접종비를 전국적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백신접종 수수료를 수의사회가 정하되, 농식품부장관이 상한액을 설정하여 전국적으로 동일한 수수료를 받자는 방안도 내놨다.
이를 위해 관납백신 접종비 결정 권한이 중앙정부·지자체·수의사회·개별 동물병원 중 어디에 있는지 판단해달라는 유권해석을 농식품부에 요청했다.
서울시수의사회 관계자는 “접종비 현실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도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결정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접종비 현실화 요구를 외면한다면 관납백신 참여를 전면 거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 가을 관납백신부터 접종비가 일부 현실화될 수 있도록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두당 1만원도 적정 비용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현실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