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 중앙회 회비, 2025년부터 50% 인상 확정
2023년 제3차 이사회에서 의결...임상 원장 기준 10만원→15만원
수의사회 중앙회(대한수의사회) 회비가 2025년부터 50% 인상된다. 현재 12% 수준의 재정자립도를 고려할 때 회비 인상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지부 회원들을 설득할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한수의사회 2023년 제3차 이사회 개최…회비인상안 의결
낮은 재정자립도(12%) 고려할 때 회비 인상 불가피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가 19일(토) 오후 3시 부산 벡스코에서 2023년도 제3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산수의컨퍼런스 현장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중앙회비 인상안이 의결됐다. 중앙회비 인상은 총회가 아닌 이사회 의결사항이다.
현재 대한수의사회의 재정자립도는 매우 열악하다. 2023년 기준, 전체 예산(66억원) 중 중앙회 회비 수입은 단 8억원(12%)에 그친다. 동물진료표준화 연구용역, 동물병원진료비 현황 조사 및 공개 용역, 동물보건사 자격시험 운영, 수의사처방관리시스템 관리 등 국가위탁사업(특별사업) 예산이 전체 예산의 57%에 이르는 기형적 구조다.
인건비 등 운영비도 점점 증가한다. 2022년 기준, 중앙회 인건비는 9.7억원이었으나, 2032년에는 15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향후 10년간 중앙회 회비가 100% 인상(2배)되어야 한다는 게 대한수의사회의 판단이다.
이날 이사회에는 10년간 2차례에 걸쳐 회비를 50%씩 인상하는 안이 제안됐다. 2024년에 50% 인상을 하고, 2029년에 50%를 추가 인상하는 방안이었다.
이사회에 참가한 이사들은 모두 회비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5년이 아닌 3년마다 인상하는 방안, 지부장협의회에서 추가 논의하는 방안 등이 제안됐다. 긴 논의 끝에 결국 2025년에 중앙회비를 50% 인상하는 방안이 의결됐다.
현재 수의사회 중앙회 회비(지부에 납부한 회비 중 대한수의사회로 전달되는 회비)는 동물병원 원장 연 10만원, 진료수의사 연 7.5만원, 일반회원(비임상) 연 5만원이다. 개업회원 기준, 의사협회(39만원), 한의사협회(50만원), 약사회(28.8만원) 등에 비해 턱없이 낮다.
회비 납부자 수도 2022년 기준 7,679명으로 의사협회(48,969명), 한의사협회(19,657명), 약사회(35,160명)의 1/3~1/6 수준에 그치고 있다. 회비 자체도 낮은 데 납부자 수도 적은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대한수의사회 사무처 인력은 의사협회(122명), 한의사협회(65명), 약사회(37명)보다 훨씬 적은 단 14명뿐이다.
2025년부터 중앙회비가 50% 인상하면, 중앙회 회비 수입은 약 3.8억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2022년 회비납부율 기준).
지부 회비도 차례차례 인상될 것으로 보여
중앙회 회비가 50% 인상이 확정됨에 따라, 각 지부 회비도 차례차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부터 중앙회비 인상분이 적용되는 만큼, 내년 각 지부 총회에서 회비인상안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부 총회에서 회비 인상에 실패하더라도, 각 지부는 2025년부터 다른 예산으로 중앙회비 인상액을 납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일부 지부장은 ‘회비 인상에 대해 회원들을 설득할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승근 충북수의사회장은 “회비 인상에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회원 설득이 관건”이라며 “중앙회 운영비·인건비로 쓰겠다는 설명 이외에 정책연구 등 구체적으로 회원들을 위해 어떻게 인상분을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 역시 “인건비 외에 인상분으로 뭘 할 것인지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정기영 지부장협의회 회장 또한 “열악한 지부의 상황을 고려할 때, 중앙회비가 인상되면 지부 회비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구체적인 회원 설득 자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공직발전특위구성안이 의결됐다. 위원장에는 김경호 전 인천광역시 동물위생시험소장(사진)이 선임됐다. 대한수의사회 특별위원회는 총 14개로 늘어났다.
공직발전특위는 수의공직자상 정립, 수의직 공무원 인력배치 및 처우개선, 조직 역할 확대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김경호 위원장은 “수의공직자들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수의공직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