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수족관 수의사들 함께 모인다..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 결성 가시화
동물원·수족관 동물 진료 특수성 반영..대한수의사회 산하단체 합류 목표
가칭 한국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가 곧 만들어진다. 동물원·수족관 동물의 관리가 점차 강화되는 가운데, 관련 정책에 수의사 전문성을 반영하기 위한 창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물원수족관 수의사들의 대표 단체를 만들어 고양이수의사회, 돼지수의사회, 꿀벌수의사회 등과 같이 축종별 수의사단체 중 하나로 대한수의사회 산하단체에 합류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동물원수족관협회(KAZA) 진료종보전분과는 10월 31일 오송 메드트로닉스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2023년도 하반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복강경을 활용한 최소침습수술을 주제로 발표와 실습을 진행했다. 동물원 동물의 경우 수술은 물론 술후 관리도 까다로운만큼 절개창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복강경의 이점이 더 높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동물원, 수족관 소속 수의사 16명은 세미나 직후 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 결성을 두고 분과 회의를 이어갔다. 김규태 경북대 교수와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가 그간의 경과와 준비 과제를 제시했다.
대전오월드 동물원에서 20여년간 근무했던 김규태 교수는 “최근 동물원수족관법과 하위법령 개정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바가 많았다”며 “동물원 수의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채 휘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생동물(wildlife)과 동물원 동물(zoo animal)은 엄연히 다르지만 동물원 관련 자문이나 정책 검토, 언론 인터뷰 요청 등에 구분해 응할 수 있는 통로가 없다는 것이다.
동물원·수족관 동물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논의하면서, 동물원·수족관 수의사의 의견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데 답답함도 드러냈다.
동물원·수족관에서 진료하는 수의사들 사이의 교류가 더 확대되어야 한다는 점도 지목됐다.
기존에는 KAZA 진료종보전분과가 어느 정도 기능을 담당했지만, KAZA 회원사에서 수족관들이 이탈하면서 수족관 수의사는 휴가를 써가며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흘렀다.
동물원과 수족관의 수의사들이 하나로 뭉칠 별도의 매개체가 필요해진 셈이다.
KAZA 진료종보전분과 여용구 분과장도 “동물원과 수족관의 수의사들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 공식적으로 활동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한 수의사들 모두 단체 결성 필요성에 공감했다. 현역 동물원·수족관 수의사들뿐만 아니라 기존에 동물원·수족관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춘 수의사들까지 폭넓은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동물원·수족관 수의사들의 친목뿐만 아니라 학술교류, 봉사, 교육, 권익보호 활동까지 단체의 역할을 확장할 계획이다.
오는 12월에 시행될 개정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동물원·수족관 수의사에 대한 교육이 의무화되는데, 여기에 가칭 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위해 정관 초안을 마련하고, 발기인 대회 및 창립총회를 거쳐 대한수의사회에 산하단체 편입을 요청할 예정이다. 빠르게는 내년초로 예정된 정기 이사회 통과가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