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에는 대한수의사회부터 각 지부수의사회까지 회장선거가 진행됐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후보사이에 비방과 갈등이 존재하기도 했는데요, 경상북도수의사회의 경우 강력한 지지로 김의순 회장님이 다시 한 번 연임하게 됐습니다.
회장님은 고령대가야축제 추진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데요. 높은 덕망으로 회원들의 의중을 하나로 모은 김의순 회장님을 데일리벳에서 만나봤습니다.
Q. 연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고맙다. 사실 나는 연임을 반대하는 사람이다. 어느 단체 어느 후보라도 보장된 임기동안에 혼신의 힘을 쏟고 다음 사람한테 넘기는 것이 맞다고 본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박수칠 때 떠나야 하는데, 다시 취임하게 된 나를 보면서 내가 참 못난 놈이구나 새삼 느꼈다. 앞으로 3년을 지난 3년만큼 잘해내지 못할까봐 걱정이다.
Q. 새로운 임기 3년을 앞두고 있다. 지난 임기와 비교했을 때 마음가짐은 어떤지 궁금하다.
지난 3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대구경북수의사회관을 건립해 우리 회의 집을 마련했고, 공무원 수의사 수당 인상도 이뤄냈으며, 경북대 수의대 CT 구입을 지원하기도 했다. 대외적으로는 수의사 처방제 시행, 영리법인 동물병원 개설제한, 반려동물 진료비 부가세 반대 투쟁 등 큰 일들이 정말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3년의 임기는 내부적으로 회원들의 복지를 신경쓸 때인 것 같다. 회원들에게 수건 하나씩 돌리는 복지보다는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복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수의사의 사회 참여를 적극 권장하려고 한다. 얼마 전 고령군 수의사회에서 고령군에 교육기금 10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처럼 분회 차원의 사회 참여를 당부하려고 한다.
Q. 회관 건립 얘기가 나온 김에 묻고 싶다. 대구경북수의사회관을 가보니 정말 인상적이었다. 수의사회는 건물 중 제일 좁은 6층 한 층만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은 전부 임대해서 운영중이더라.
원래 대구와 경북이 하나의 행정구역일 때부터 대구시내에 2층짜리 대구경북수의사회관을 지어서 운영했었다. 안 그래도 옮기려고 하던 찰나, 도로 건설 계획 때문에 지난 임기에 최동학 전 대구시수의사회장과 함께 옮기게 됐다.
당시 건물을 구입할 때 2가지 원칙을 세웠다. 한 가지는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구입하는 것과 둘째는 세수입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초반에 의견차이도 있었지만 최동학 전 회장이 나를 믿고 따라와줘서 일이 수월하게 진행됐다. 최 회장의 협조가 컸다.
수의사회가 사용하는 공간이 작긴 하지만, 36석 정도의 세미나 공간은 있으며, 회관을 통한 세수입과 회비 인상 등으로 현재 경북수의사회 재정이 매우 탄탄하다.
Q. 얘기를 나눠보니, 수의사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한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수의사가 되고 싶었나?
사실 어릴 때 내 꿈은 대 목장주가 되는 것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꿈이 목장주였다. 그런 이유로 수의학과에 진학하게 됐다.
Q. 수의대 시절은 어땠나?
수의과대학 시절에 학생회장을 했다. 3학년 2학기부터 4학년 1학기까지 학생회장을 하느라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사실 수의대에 진학할 때는 졸업하고 동물병원을 운영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졸업을 앞두고 ‘그래도 내가 수의학과를 나왔는데 수의사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12~1월 2달간 경북대 도서관에서 하루에 도시락 3개를 싸들고 다니며 열심히 공부했다. 그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Q. 동물병원과 목장을 동시에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텐데..
수의사가 되고 군대를 다녀온 뒤 목장을 시작했다. 당시 대구경북지역에는 낙농을 하는 사람이 없어 낙농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결혼 예물, 반지까지 다 팔아서 소 3마리를 구입해 시작했다. 또 첫 10개월간은 착유기를 구하기 힘들어 매일 손으로 직접 우유를 짰다. 하루에 2번 2시간씩 총 4시간을 착유하고, 동물병원 운영으로 출장도 다니고 하니 정말 바빴다.
한 때 소 100두까지 키웠던 적도 있지만 지금은 한우 60두를 키운다. 아직도 아침 저녁으로 시간을 지켜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많지만, 지금도 소를 키우는 것이 즐겁다.
Q. 고령대가야축제 추진위원장으로 활동중이다.
고령대가야축제 추진위원장으로 4년째 활동 중이다. 덕망이 높은 사람이 추대되는 자리인데, 나도어쩌다 보니 위원장으로 추대됐다. 추천해준 주민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올해도 4월 10일(목)부터 13일(일)까지 4일간 대가야박물관, 테마관광지 및 관내일원에서 축제가 열린다. 대가야 관련 유물이 발굴되고 역사적인 사실이 많이 밝혀졌는데 알릴 제간이 없어, 대가야 역사를 체험하는 축제를 만들고자 시작된 축제다.
현재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우수축제’ 일 정도로 유명한 축제다. 수의사분들도 많은 관심 가져달라.
Q. 고령군수 제의도 있었다고 들었다. 만약 고령군수가 됐으면 수의계를 위해서 더 기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도 선배들이 왜 군수를 하지 않느냐는 소리를 많이 한다. 전임군수가 나를 차기군수로 추천한 적도 있다.
하지만 내 꿈이 군수가 전혀 아니다. 내 꿈은 경상북도 제일 성실하고 옳은 수의사, 목장주가 되는 것이었다.
대학시절 학생회장을 하다보니 알아주는 사람이 많았다. 흔히 요즘말로 대구 시내를 주름잡았었다. 그런데 군대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빈 깡통처럼 살지말고 내실을 다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권력보다는 성실하고 꾸준히, 열심히사는 것이 더 좋다.
Q. 회원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회장으로 유명하다.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사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늘 자신있게 얘기하고 자신감에 차있어 보이지만, 자신없는 부분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할 때 따지고, 또 따져서 신중하게 하는 성격이 있다.
수의사회가 어떤 결정을 할 때, 회원들에게 있는 그대로를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사항들에 대해 각각의 장단점을 그대로 설명해주면 된다. 듣는 사람이 판단하기에 전혀 아쉬울 게 없을 정도로 하면 문제가 없다. 그렇게 하면 일은 더딜지언정 시행착오나 반발이 없다.
Q. 마지막으로 수의사, 수의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의사들은 전문인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사회 일원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에 기부를 하고, 지역사회 활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수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나오면 수의사 전체 권익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꼭 그런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봉사하고 희생한다는 대전제 아래에서 사회참여를 해야 한다.
수의사들은 대부분 허투루 사는 사람 없이 사회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통해 모든 수의사들이 주변으로부터 신뢰받고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그런 ‘존경받는 수의사’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