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방역관 모자라지 않다” 공공동물병원 중심 공수의 활용체계 만들어야

대한수의사회 산하단체 협의회 공동 사무공간 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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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 직능별 산하단체가 한 자리에 모였다. 분당 수의과학회관 3층에 대한수의사회 산하단체 협의회 사무실을 만들면서다. 한국돼지수의사회 주도로 사무·회의공간을 마련하고 타 산하단체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3월 20일(목) 열린 간담회 및 개소식에는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을 중심으로 최종영(돼지수의사회)·송치용(가금수의사회)·이재욱(동물위생시험소협의회)·김민성(공중방역수의사협회) 회장과 오이세(동물병원협회)·천두성(꿀벌수의사회)·오연수(염소수의사회) 부회장, 변재원(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최중연(고양이수의사회) 이사 등 산하단체 임원진이 자리했다.

직능단체들이 모인만큼 분야별 수의사 수급 불균형 문제가 주요 주제로 떠올랐다. 최근 재발한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 상황과 공수의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왼쪽 위부터) 최종영 돼지수의사회장, 송치용 가금수의사회장, 이재욱 동물위생시험소협의회장
오이세 동물병원협회 부회장, 최중연 고양이수의사회 이사, 변재원 동물원수족관수의사회 이사
오연수 염소수의사회 부회장, 천두성 꿀벌수의사회 부회장, 김민성 공중방역수의사협회장

오이세 동물병원협회 부회장은 최근 정부의 수의사 수급 연구용역에 자문으로 참가하면서 느낀 소회를 전했다. 반려동물 임상이 아닌 공직이나 산업, 대동물 임상 등에서 수의사가 부족하다면서 수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려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다.

오 부회장은 “결론은 수의사 처우 문제로 귀결된다”면서 정원 확대가 수급 불균형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염소수의사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오연수 강원대 교수는 “질병 시료채취만 봐도 수의사와 비(非)수의사의 역량 차이는 확연하다”며 방역 현장의 수의사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소폭의 처우개선으로는 반려동물 임상을 선호하는 대다수 학생들의 마음을 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원도가 수의직 임용직급을 6급으로 상향했지만 여전히 채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함께 연구하고 있는 미국 농무부(USD) 수의사에게 물어도 반려동물 임상 선호는 비슷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우연철 대수 사무총장은 최근 농식품부가 공직수의사 모집을 위한 수의대 장학금 지원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학자금 혜택이 2~3억원에 달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장학금을 주어도) 2~3천만원 정도에 그치다 보니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종영 돼지수의사회장은 농장동물 질병 방역에서 공직과 민간 수의사의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영 회장은 “가축방역관은 모자라지 않다. 공무원 숫자가 부족할 뿐”이라며 “공수의를 가축방역관으로 위촉해 현장에서 할 일은 공수의에게 맡기고, 가축방역관은 공수의를 지도·감독하는 형태면 되는데 (수의사 공무원이) 채혈하고 실험하는 일부터 모두 하려고 하니 사람이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허주형 회장도 전남수의사회 총회에서 구제역 백신 접종 미흡 문제가 지적된 지 일주일만에 전남 최초로 구제역이 발생한 상황을 지목하면서 “전 두수 예방접종을 포함한 동물질병 감시체계를 민간 수의사가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가축전염병예방법은 공수의도 가축방역관이 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방역행정을 담당하는 가축방역관은 공무원 수의사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와 민간 공수의 간의 신뢰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브루셀라 예찰의 부정채혈 문제가 대표적이다. 일부 비윤리적 수의사를 제대로 자정하지 못하고 있다 보니 도매급으로 불신을 받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치용 가금수의사회장은 “수의사가 자정하지 못하면 영원히 그런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가금수의사회도 비윤리적 회원의 제명 등 자체적인 자정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종영 회장은 “동물질병 방역은 공공동물의료의 한 축”이라며 “농장동물을 대상으로 한 공공동물병원을 수의사회가 만들고, 이를 통해 공수의를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처럼 기초지자체별로 공수의를 위촉하고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는 지역이나 수의대 선후배 관계까지 얽혀 제대로 된 관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은 “회장 취임 이후 산하단체의 사단법인화를 적극 지원했다”며 “직능별 수의사단체의 목소리가 커져야 대한수의사회가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돼지수의사회 주도로 임대한 수의과학회관 3층 사무실은 타 산하단체가 함께 활용하는 회의·사무공간으로 운영된다.

최종영 회장은 “수의사단체가 항상 고민하는 문제가 사무실 마련과 사무국 운영, 사단법인화에 따른 행정 대응”이라며 “협의회 사무실에 상주 직원을 두고 행정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가축방역관 모자라지 않다” 공공동물병원 중심 공수의 활용체계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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