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수의사회, SVC에서 탈퇴..`구제역 백신 국산화·공급조절 역할`

진천발 구제역 백신 논란에 휩쓸려 도덕성 상처..8월 31일부로 탈퇴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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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가 8월 31일부로 구제역 백신 공급업체 ㈜SVC에서의 탈퇴를 확정했다. 지난 2011년 구제역 방역과 백신 국산화를 위해 맺던 총대를 4년여만에 내려놨다.

구제역 백신 분주생산을 위한 기술이전 협상을 주도하고 백신수급조절에 큰 역할을 담당했지만, 2014년 겨울 진천발 구제역 사태로 촉발된 백신 논란에 휩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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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 우연철 상무는 9월 2일 메리알-SVC 합동 세미나에서
SVC의 설립과 성과에 대해 발표했다.

메리알과 국내 백신제조사 사이 국산화 기술이전, 백신 공급량 조절 중재..방역 기반 다져

대한수의사회가 국내 5개 백신제조사와 함께 SVC를 설립한 것은 지난 2011년 11월. 우리나라는 2011년 초 구제역 사태를 겪은 후 ‘구제역 백신 국산화’를 위한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메리알, 인터베트(현 MSD) 등 구제역 백신 제조사와 기술이전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당시 글로벌 제약사가 구제역 백신 구매 물량이나 기술이전 시 보안 문제에 대한 정부의 계약보증을 요구했고 정부가 이에 난색을 표하자 협상은 지지부진해졌다.

이에 국내 5개 백신제조사는 공익적인 성격을 띤 대한수의사회로 협상 창구를 단일화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대수는 검역본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를 받아들였다. 그에 따라 5개 백신제조사와 대수가 1+5 형태의 컨소시엄으로 SVC를 구성했다.

SVC는 이후 기술이전에 응한 메리알과 단가협상을 벌이고, 국내 수급계획에 따라 백신 공급량을 조절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맡았다.

대수는 메리알이 자사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는 기술이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설득해 2013년 구제역 백신 국산화의 첫 단계인 ‘백신 완제품 벌크 수입 후 소분 생산’ 성공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소분 시 생산시설이나 QC 등 원가상승 요인이 있었지만, 수입백신과 동일한 공급가를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 제조사와 메리알 간의 조정을 이끌어냈다. 소분생산 초기 발생한 벌크오염 문제에서도 공급사(메리알)와 제조사 간의 원만한 해결을 중재했다.

또한 구제역 백신이 평상시와 비상시에 원활히 수급되도록 역할을 담당했다.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구제역 백신은 비상시에도 공급사 사정에 따라 백신공급을 빠르게 늘릴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 때문에 평시에도 구제역 발생 시 긴급추가접종에 대비한 물량을 비축해야 하지만, 이는 국내 제조사의 재고부담으로 이어진다.

대수는 한편으로는 제조사들을 설득하고, 발생 시 검역본부와의 협의를 통해 지자체 간 백신공급 물량을 조절하는 것에도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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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주 선정 등 논란에 영향력 행사한 것처럼 오해 받아..회 도덕성 상처에 탈퇴 결정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한수의사회가 SVC에서 탈퇴하는 것은 지난 겨울 촉발된 백신 관련 논란 속에서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2014년 12월 진천에서 재발한 구제역이 지속적으로 확산되면서 구제역 백신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졌다. O형 백신주 선정 문제를 둘러싸고 언론보도와 농식품부 자체 감사가 이어졌는데, 그 불똥이 SVC로 번진 것이다.

구제역 재발 전 백신주 선정이 정말 문제였는지 여부는 차치하고서라도, 국내 구제역 백신주는 SVC가 아닌 정부가 선정한다. 검역본부의 기술검토와 관계기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농식품부 가축방역협의회의 논의를 거쳐 선정되는 것이다.

SVC의 역할은 구제역 백신 공급조절과 국산화를 위한 기술이전이다. 때문에 백신주 선정 문제의 원인으로 SVC를 지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제역 백신이 현재 메리알과 SVC를 통해서만 공급되고 있고 SVC에 대수가 참여하고 있는 것을 두고 오해가 생겼다. 마치 대수가 검역본부, 업계와 함께 카르텔을 구성한 것처럼 매도되자 도덕적 이미지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이에 대한수의사회는 지난 8월 11일 열린 SVC 주주총회에서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보유 중인 SVC 주식을 매각하고, 관계자의 이사직 사임과 파견 직원 복귀 조치를 8월 31일로 마무리했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대수가 SVC를 탈퇴하면서 백신 수급조절과 기술이전에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구제역 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백신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정부 계획의 초심에 맞추어 업계와 협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수의사회, SVC에서 탈퇴..`구제역 백신 국산화·공급조절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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