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수의사회, 시 중성화센터 건립에 `부정적`‥바우처로 해야
서울시 `재개발지역 유기견으로 인한 들개화 예방` 민관협치사업 추진
서울시가 추진 중인 중성화센터 건립에 서울시수의사회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성화수술 지원이 재개발지역의 동물유기행위에 1차적인 해법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설령 지원이 필요하다 해도 기존 동물병원을 활용한 바우처 형태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15일 열린 서울시수의사회 제5차 이사회에는 전재명 서울시 동물보호과장이 방문해 관련 경과를 설명했다.
‘동물유기 예방을 위한 중성화센터 운영’ 사업은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제안으로 올해 서울시 민관협치사업으로 선정됐다.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한 유기견이 들개화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야산에 인접한 서울시내 재개발 예정지역을 선정해 동물사육현황, 중성화여부 등을 조사하는 한편, 평소 동물병원을 이용하기 어려운 차상위계층에게 반려견 중성화수술을 지원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 총예산 5억원 중 3억여원을 들여 용산구내에 서울시 중성화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70여평 규모에 수의사 1~2명을 고용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상반기에 기초 조사와 센터 리모델링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운영될 계획이었으나, 아직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되지는 않았다.
전재명 과장은 “재개발지역 주민들이 이주하면서 유기한 개들이 야산에서 번식해 들개화되면서 등산객을 위협하는 등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며 “들개는 일단 생기면 포획조차 쉽지 않고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예방대책 필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서울시수의사회 이사진은 중성화센터를 따로 건립하겠다는 서울시 계획에 우려를 표했다.
이사진들 대다수가 기존 동물병원에서 중성화수술을 실시할 수 있도록 바우처를 제공하는 방안이 더 적합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중성화센터라고 해도 법적으로는 동물병원인만큼, 일단 생기면 중성화수술 외에 다른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일선 동물병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이사는 “일단 상설시설이 생기면 중성화수술에만 그치지 않고 추가 서비스로 확대될 수 밖에 없다”며 “지역 동물병원과 MOU를 맺고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이사는 “중성화수술로 유기에 따른 2차적인 피해를 간접적으로 예방하는 것보다, 해당 지역에 국한된 유기동물 인수제도를 시행하는 등 유기 자체를 1차적으로 막는게 효과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전재명 과장은 “차상위계층 중성화수술 지원과 내장형 동물등록을 연계해 지원대상을 명확히 하고 유기행위를 예방할 계획”이라며 “중성화수술에 활용될 예산도 현재로선 1억여원 정도고, 다른 진료서비스를 고려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시민과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중성화수술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효과도 기대한다”며 “서울시수의사회가 제시한 의견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중성화센터 건립과 별도로 마포구에 동물복지지원센터를 10월 개장할 예정이다. 센터에는 동물병원, 입양센터, 동물보호 교육장이 들어서게 되며 시 관할지역에서 발생하는 유기동물 관리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