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수의학 교육 `시간표 벗어나 역량표로` 개인맞춤형 교육 초점
수의사도 4차 산업혁명 시대 걸맞은 데이터 리터러시 갖춰야..수의대 구성원 다양성 강조
“미래 수의학교육은 시간의 제약에서 점차 벗어나, 개인별로 역량을 기르는 맞춤형 교육으로 변화할 것이다”
미국수의과대학협회(AAVMC)의 앤드류 멕카베 사무총장은 10일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열린 미국수의사회(AVMA) 인증기념 세미나에서 수의학교육의 미래를 조명했다.
멕카베 사무총장은 학부교육과 평생교육을 관통하는 역량중심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시간제 교육으로부터의 탈피를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와 구성원의 다양성 확보도 강조했다.
미래 수의학교육, 시간을 채우기보다 역량을 채워라
미국수의과대학협회는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수의과대학으로 구성된다. 전세계 50개 AVMA 인증대학과 16개 비인증대학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 수의대도 AVMA 인증을 획득하며 정식 회원이 됐다.
멕카베 사무총장은 “수의서비스는 국제사회의 공공재(Global public good)로서 사람과 동물의 건강과 기아·빈곤 퇴치에 기여한다”며 “역량있는 수의사를 양성하기 위해 양질의 수의학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해진 시간에 약속된 과목을 가르치며 시간을 채우는 전통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수의사로서 갖춰야 할 역량을 익히도록 유도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AAVMC는 이를 위한 커리큘럼으로 CBVE(Competency-Based Veterinary Education)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CBVE는 △임상적 사고 및 판단 △동물개체별 건강관리 △군집 건강관리 △공중보건 △소통 △협력 △전문직업성 △재무·경영 △학술 등 9개 분류기준 하에 수의사가 가져야 할 역량을 구체화한다.
이러한 역량들이 ‘로테이션에 막 진입한 학생’부터 ‘졸업생(Day 1 practice)’, ‘수년간 경험을 쌓은 임상가’의 수준으로 점차 발전하도록 이정표를 세운다.
학부교육과 수의사가 된 이후의 평생교육이 ‘역량’을 기준으로 연속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멕카베 사무총장은 “학생들은 처음에는 교수나 선배수의사로부터 대부분 지도를 받으며 아주 기초적인 것만 직접 해보다가, 차츰 스스로 해결하는 비율을 높여나간다”며 “교육자는 피드백을 주는 역할만 할 뿐, 학생들 스스로 배우는 형태로 변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의대생에게 데이터 보는 공대생 눈 가르쳐야..입학생 다양성도 강조
멕카베 사무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변화할 임상환경에 맞는 변화를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시로 데이터 리터러시를 지목했다.
멕카베 사무총장은 “사람은 물론 동물에서도 여러 센서로 축적되는 대량의 데이터가 헬스케어에 활용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어느 수의과대학에서도 데이터 과학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의 수의사에게는 데이터를 분석해 숨어 있는 의미를 해독하고,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것이다.
수의대 입학생의 다양성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갔다. 복잡한 생명을 다루고 다학제간의 협력이 요구되는 수의사에게 다양성이 핵심적인 가치를 지닌다는 얘기다.
멕카베 사무총장은 “같이 배우는 학우들의 인종, 성, 나이, 가치관이 다양하면 문제상황에 대처하는 유연성과 아이디어를 얻는데 도움이 된다”며 “미국에서도 수의대생 중 소수계층이 차지하는 비율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