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의인물사전 49] 가토화 돼지열병 백신 개발 기여 `유영진 수의사`
한국수의인물사전 49. 유영진(兪榮鎭, 1926~1962?). 가축위생시험소 돈역과장, 제주도로 가서 가토화 돼지열병 백신 개발,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직원들에게 학비 지원, 매주 초독회 개최.
1926년 3월 22일(26일?) 서울시 종로구 누상동에서 출생하였다.
1945년 3월 20일 보성중학교(5년제)를 졸업하고 1946년 9월 13일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전문부 수의축산학과에 입학해 1949년 7월 15일에 졸업하였다. 졸업 다음 날인 1949년 7월 16일 안양 가축위생연구소 돈역과에서 근무를 시작하였다.
1954년 2월 19일 농업 연구 공무원 자격 고시에 합격하였으며, 1958년 4월 30일 기사로 승진하였고, 1958년 10월 8일 기좌로 승진하면서 돈역과장에 임명되었다.
1961년 7월 1일 수의관보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돼지열병은 1947년 5월 서울시 서대문구 불이농장에서 처음 발생했지만, 돼지 사육 두수가 증가하면서 돼지열병으로 인한 피해도 갈수록 증가했다. 돈역과장으로 연구에 전념하던 시기에도 돼지열병이 전국적으로 창궐해 양돈업계가 막대한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이에 해결책은 백신 개발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제주도로 가서, 돼지열병 ROVAC(가토화 약독 바이러스 생백신)를 감수성 없는 집토끼에 접종 배양해 일정 기간 후 집토끼의 각 장기별 바이러스 역가를 측정했다. 그런 다음 연구 시험 성적을 근거로 혈액과 간장, 비장을 믹서로 유제하여 돼지에 접종하는 등 면역원성 시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것이 바로 가토화 돼지열병 백신이었으며, 그 후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하여 돼지열병 방역에 크게 공헌하였다.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정부는 돼지열병 방역 정책으로 냉동 건조한 가토화 백신을 각 도에 무상 배부하여 의무적으로 접종시킴으로써 그렇게 창궐하여 피해를 주던 돼지열병 발생을 줄여 양돈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러한 크나큰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공적비라도 세워야 한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하였다.
특히 재직 중에 매주 초독회를 개최하여 연구직들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선진국의 연구 정보와 연구열을 고취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가정에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직원들에게는 학비를 지원하고 퇴직한 직원들의 장사 밑천을 보태주기도 하였다.
의사인 아버지와 인자한 어머니 슬하에서 부유하고 행복하게 자랐으나 폐결핵에 감염되어 한쪽 폐를 절제해 한쪽으로 기울어진 자세로 호흡이 순조롭지 못했다. 하지만 항상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오로지 연구에만 몰두하였다. 또한, 일어, 영어, 독어에 능통하여 신입사원 면접 때 외국어를 몇 개나 아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진실한 가톨릭 신자였으며 결혼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다가 1962년 무렵 유명을 달리하였다. 글쓴이_김순재
*이 글은 한국 수의학 100여년 역사 속에서 수의학 발전에 기여를 한 인물들의 업적을 총망라한 ‘한국수의인물사전’에 담긴 내용입니다. 대한수의사회와 한국수의사학연구회(회장 신광순)가 2017년 12월 펴낸 ‘한국수의인물사전’은 국내 인사 100여명과 외국 인사 8명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양일석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비롯한 편찬위원들의 허락을 받고, 한국수의인물사전의 인물들을 한 명 씩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