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후기] 국군의학연구소를 다녀와서 / 서울대 박모란·이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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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의학연구소 실습을 다녀와서 – 서울대 박모란 (본4)

국군의학연구소(이하 의연소)는 국군의무사령부 예하 기관으로 1952년에 창설되어 대전광역시에 위치한다.

의연소의 업무는 환경안전, 군견진료, 공중보건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분야에 수의장교를 비롯한 수의사와 전문가들이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군 수의장교는 각군 식품수질검사, 전염병 예방 등 공중보건 업무뿐만 아니라 군견, 군마 등 군용동물의 진료를 담당하게 된다. 자운대는 수의장교가 배치되는 타 부대와 활발히 교류하며 주요업무가 집중되는 곳으로 기억된다.

자운대는 군견진료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이 있었지만, 내가 군대라는 집단을 좋아하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실습을 결정한 것도 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훌륭한 질서는 모든 것의 기초이다’ 라고 믿는 나의 MBTI (ESTJ) 영향이 아닐까 싶다. 또한 이를 가능하게 해준 군 수의병과 관계자분들의 지원도 있다.

어쨌든 의연소에서의 2주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군견 진료를 보며 보냈고, 하루 정도는 제53군수지원단에서 군수지원 체계와 식품수질 검사에 대해 배웠으며, 또 하루 정도는 운 좋게(?) 식중독 인체검사에도 참관할 수 있었다.

현재 군견진료소에서는 육·해·공군의 군견뿐만 아니라 경찰견 진료까지 도맡아 하고 있었다. 따라서 진료 환경도 로컬의 2차 병원이나 대학병원 못지 않게 잘 되어 있었고, 진료 케이스가 많고 다양했다.

모교인 서울대 수의대와도 상호업무협약(MOU)이 되어있어 군견 진료를 협력하고 있었으며 이 덕에 능력 좋으신(!) 김민수 교수님과도 활발히 교류하고 있었다.

(왼쪽) 진료실, 영상실, 수술실로 가는 복도.
맨 끝 문을 나가면 입원실과 야외견사가 있다.
(오른쪽) 진료소 내부

진료소에서는 박경국 대위님을 비롯한 수의장교 선배님들의 가르침을 받고, 직접 실습해보며 진료를 배우고 몸에 익혔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신체검사의 중요성’이다. 학교에서도 항상 강조하지만 대학병원 실습에서는 이를 익히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과가 세분화되어 있기도 하고, 학생수는 많은데 비해 이를 배울 시간은 부족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서는 한 마리 한 마리 모두 검사하며 신체검사 절차를 익힐 수 있었고, 특히 셰퍼드에서 보아야하는 Canine degenerative lumbosacral stenosis(DLSS, 또는 cauda equina syndrome) 관련 검사도 항상 수행해줘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군견은 셰퍼드나 말리노이즈, 아무리 해도 래브라도 리트리버 정도로 견종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견종들만 볼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위 견종들에 대해 심화적으로 배울 수 있고, 또 다른 견종들과 비교하며 배울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재미있는 점이었다.

신체검사 모습.
시간에 쫓기지 않아 세세하게 배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진료소 내에는 임상병리 검사실에서는 신체검사 후 어떤 검사를 수행해야 할 지와 혈액검사 방식에 따른 차이점, 그리고 각각의 중요성들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이곳의 혈액검사가 학교와 가장 달랐던 것은 quantitative buffy coat (QBC) 분석을 위한 기계가 있었고(Fig. 5) CBC보다 이 검사를 더 자주 수행한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QBC 검사 원리를 익히고 검사결과를 해석하는 법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다.

또한 혈청검사기기를 통해 BUN과 creatinine 검사법에 대해서도 처음 알게 되었다. 4DX kit를 통해 기생충 검사를 실시해보고, 지알디아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분변검사를 하는 등 직접 여러 가지 검사를 익힐 수 있었다.

(왼쪽부터) 혈액학 분석기, 4Dx Plus SNAP, 지알디아증 의심환자의 분변검사

진료실 옆방인 영상실에서는 X-ray 촬영과 복부초음파, 심장초음파에 대해 배웠다. 이러한 검사는 군견의 기본적인 건강검진과 스케일링을 위한 술전 검사, 그리고 군견에서는 꽤 흔한 이물 섭취 케이스 진단을 위해 실시한다.

특히 복부초음파의 경우 본과 3학년 실습에서 10분 정도의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는 실습이고, 시간과 난이도 문제로 인해 부신을 관찰하거나 심초음파를 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의연소에서 복부초음파를 오랜 시간 연습할 수 있었고, 초음파 가이드를 통한 요 샘플 채취도 해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적은 실습 시간이라고도 볼 수 있고, 당장 임상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과정들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 곳에 어쩌다 오게 된 아픈 길고양이에서는 초음파 가이드를 통한 농흉 배출 처치와 샘플 분석, 그리고 해야 할 처치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볼 수 있었다.

심초음파 실습
길고양이 농흉 배출 처치와 샘플 분석


마지막으로 의연소의 군견 진료소와 수의장교 선배님들은 진료소와 의료인이 갖추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생각보다 더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었고, 이는 아마 군대 내 기관은 군외 기관의 도움없이도 각각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이곳은 CT 뿐만 아니라 내시경 장비와 근전도 측정기도 갖추고 있었다. 위 내시경 케이스 수는 대학 동물병원과 비교해봐도 뒤쳐지지 않았고, 근전도 기계 같은 경우는 아직 데이터가 적어 셰퍼드의 레퍼런스 수치가 나와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법에 대해서 조사하고 계속해서 캘리브레이션 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계셨다.

이런 점을 보면서 좋은 장비를 갖추는 것도 대단하지만 장비에 걸맞는 사람이 되기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수행하는 모습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래에 이런 사람이 되어 한 기관을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왼쪽) 노령 군견의 건강검진 중 하나인 위 내시경
(오른쪽) 근전도 측정. 하반신불완전마비를 보이는 군견에서 실시했다.

이 밖에도 내과책에서만 보았던 6개 리드를 통해 심전도를 측정하는 방법과 그 해석에 대해 배웠다. 응급상황에서 유용한 휴대용 초음파 또한 접해볼 수 있었고, 체외 진드기를 실제로 잡아볼 기회도 있었다.

군견에서 예방적으로 실시하는 위고정술에도 직접 참여했고, 오랜 군견 생활 끝에 전신에 림프종이 퍼져 명을 다한 군견의 부검을 해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2주가 끝나갈 즈음엔 휴가 2주를 더 써서라도 더 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곳에 있는 선배님들뿐만 아니라 군견들에게도 정이 들었고, 덕분에 그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군견진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왼쪽부터) 리드를 통한 근전도 측정, 체외 진드기, 위고정술 수술 모습

 

국군의학연구소 실습 후기 – 서울대 이준범 (본4)

국군의학연구소(이하 의연소)는 대전의 자운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같은 부대 내에 대전국군병원, 의무학교, 군수지원단 등의 시설이 있습니다. 의연소에서 실습희망자를 모집할 때 신청했던 것은 이 시설에서 이루어지는 예방 업무 및 감염병 연구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의연소가 코로나 관련 특허를 보유 중이고, 코로나 방역 업무의 최전선 기관 중 하나라고 생각하여서 어떤 일들을 하는지 보고 싶었고, 수의사가 예방의학 분야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도 보고 싶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의연소에 군견진료소도 있어서 군견 진료의 현장도 체험할 수 있다고 들어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군부대만큼 대형견 진료를 많이 접할 곳이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고, 따라서 다른 지역 병원으로 실습 나가서 얻을 수 없는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더불어 수의장교들이 다수 배치 받는 부대라 들어서 수의장교에 관심이 있다면 수의장교의 편제, 업무 등을 배울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의연소에서 하는 업무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 둘은 의연소에서 행해지는 예방 및 역학 업무와 동물의학과에서 행해지는 군견 진료 업무입니다. 첫 1주일 동안은 의연소에서 실습을 했고, 다음 1주일 동안은 동물의학과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의연소에서 하는 주업무는 군부대 내 식수의 수질 관리, 그리고 식중독 발생 시 식중독 역학 조사였습니다. 그리고 1주일 중 월요일은 옆 부대에 위치한 군수지원단에서 실습을 진행하였는데 이곳의 주 업무는 군부대에 식품을 납품하는 공장 시찰, 그리고 군부대 내 식재료에 대한 식품 검사였습니다.

아쉽게도 당일 공장 시찰 예정은 없었기에 군수지원단에서 수행하는 수질 검사 및 식품 검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설명만 들었습니다.

군부대 내에서 식수로 사용되는 정수기 물에 대한 수질 검사가 주 업무였습니다. 수질 검사 대상으로는 탁도, 암모니아 수치, 대장균 수치 등이 있었습니다.

동물의학과에서 다음 1주일을 보냈습니다. 가장 첫 인상은 상상 이상으로 좋은 진료 장비들이 구비되어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학교 응급의학과에서 보던 마취기를 보고 반가웠고, 최근에 들여왔다는 C-arm을 보고 또 신기했습니다.

실습기간 동안 마침 입원 환자들이 많기도 해서 다양한 케이스를 보고 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처음 실습 나가기로 결정했을 때는 우리나라에 군견이 얼마나 있는지도 몰랐기에 과연 많은 환자들이 찾아올까하는 생각을 하며 대전으로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1천여 마리의 군견들이 있으며 그 중 600 마리 정도가 의연소로 찾아온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그에 걸맞게 매일매일 적지 않은 수의 환자들이 찾아와서 기분 좋게 땀을 흘리며 실습에 임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인두 마비로 입원해 있던 리트리버였습니다. 사람을 워낙 좋아하는 친구라서 사람이 보이면 흥분해서 짖다보니 금방 켁켁거리는 안타까운 환자였습니다.

인두 마비의 원인이 갑상선 문제 때문일 수 있어 약도 복용하고 있었지만 결국 수술적 교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수술은 보지 못한 채 실습이 종료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예방적 gastropexy, 중성화, 부검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의연소에서 수의장교 선배님들에게 수의장교의 구성, 배치, 업무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의장교는 사단마다 한 명씩 배정을 받으며 군부대 중 예방의무근무대에 배정받는다고 합니다. 배치된 수의장교들의 업무는 의연소와 비슷하며 그 생활이 어떤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수의장교로 군복무를 하는 것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꼭 들어보는 것이 좋을 설명이었습니다.

의연소에서 수의장교로 해외 파병 다녀온 분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파병지는 남수단 혹은 레바논이었고 거기로 파병나간 수의장교의 업무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업무는 비슷하게 동물 진료가 주 업무였습니다. 해외의 수의사, 의사, 군인들과 만나볼 수 있는 기회로 파병 나간다면 평생 경험하기 힘든 것들을 경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습후기] 국군의학연구소를 다녀와서 / 서울대 박모란·이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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