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학교육인증원 창립 10주년, 어떤 길 걸어왔나
1990년대 인증 필요성 제기된 후 2010년 인증원 설립..10년만에 1주기 인증 완료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원장 김용준, 이하 인증원)이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6년제 도입과 함께 필요성이 제기된 수의학교육 인증평가는 인증원을 중심으로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
인증원은 26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창립 10주년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의학, 치의학, 약학교육평가원장을 초청해 인증평가의 미래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김용준 인증원장은 이날 인증원의 주요 연혁을 소개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수의학교육 인증 필요성이 처음 제기된 것은 1990년대였다. 6년제 도입과 함께 수의학교육을 개편하려면 인증평가라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취지였다. 6년제 실시를 앞둔 1995년 인증제 도입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수의학교육 인증체계가 청사진을 그린 것은 2000년대 후반 들어서다. 6년제 도입 후에도 수의학교육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한미 FTA에 따른 상호면허인증(MRA) 이슈가 대두되면서다.
첫 공청회 후 15년이 지난 2010년 수의대교수협의회, 학장협의회와 대한수의사회가 인증원 구성에 합의하면서 속도를 냈다. 2010년 11월 창립총회를 개최한 인증원은 이듬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취득했다.
이후 2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옥경 전 대한수의사회장과 김태융 전 CVO(Chief Veterinary Officer)가 농식품부 예산을 확보하고 전국 10개 대학 순회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지원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김옥경 인증원 이사장은 “전국 10개 대학 순회 간담회를 통해 교수진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농식품부의 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등 발전 토대를 마련했다”고 회고했다.
현재까지도 매년 인증원에 지원되는 예산 1억원은 부족하게나마 수의학교육 개선방향을 연구하는데 쓰이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인증평가 기반구축, 역량중심 수의학교육 개선 등에 대한 연구보고서 15건을 작성했다.
1주기 인증은 2014년 제주대 수의대를 시작으로 건국대, 서울대, 충북대, 경상대, 전북대, 강원대, 충남대, 전남대, 경북대 순으로 진행됐다. 최대 5년의 완전인증을 부여하는 형태로, 올해부터 2주기 재인증을 앞두고 있다.
대학별로 인증평가를 준비하며 교육·진료인프라와 교수진 확충, 임상로테이션 도입 등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까지 9년간 인증원의 기틀을 다진 이흥식 초대원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특별 공로상을 수상했다.
이흥식 전 원장은 “아무것도 없던 출발에서 오늘에 이르러 감개무량하다. 치의학교육평가원, 의학교육평가원에 신세를 많이 졌다”며 “10년 후에는 세계를 이끄는 인증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흥식 전 원장은 “처음에는 ‘내가 최고의 학자인데 누가 누굴 평가하냐’, ‘졸업생이 국가시험에 모두 합격하는데 무슨 인증이냐’는 식의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면서 “이제는 제주대·충북대가 힘을 합해 유럽수의학교육인증을 추진하는 등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원장과 함께 인증원 안착에 기여한 강종일 충현동물병원장, 김태융 전 CVO, 박인철(강원대)·서강문(서울대)·손창호(전남대)·여상건(경북대)·원청길(경상대) 교수가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영창 의평원장, 이재일 치평원장, 박영인 약평원장이 초청 강연에 나서 분야별 인증평가 현황과 발전방향을 소개했다.
특히 수의학교육인증원과 비슷한 시기에 출범해 최근 인증-국가시험 연계 법제화에 성공한 약평원의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김용준 인증원장은 “수의학교육인증원을 중심으로 국내 수의학교육 표준화 체계를 갖추고 질적 향상, 특성화, 효율화를 이루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