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된 가운데 지난 1월 치러진 제65회 수의사 국가시험에는 544명이 응시해 530명이 합격, 97.4%의 합격률을 기록했습니다.
기초수의학(100문), 예방수의학(100문), 임상수의학(130문), 수의법규∙축산학(20문)으로 구성된 수의사 국가시험은 전 과목 총점 60% 이상, 매 과목 40% 이상 득점해야 합격할 수 있습니다.
올해 합격자 평균점수는 281점으로,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80.3점인데요. 335점(100점 환산기준 95.7점)으로 수석합격의 자리를 거머쥔 충북대 수의대 장명근 졸업생(17학번)과 10문 10답을 진행했습니다.
1. 수석합격 발표 당시 상황과 기분이 어떠셨나요? 주변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너무 얼떨떨하고 잘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사실 그 전에 친구가 우연히 먼저 알고 저에게 전화를 했는데, 장난 그만 치라고 10번 정도 말하고 끊었어요(웃음). 당시 친구들도 굉장히 좋아해주고 부모님이 크게 기뻐하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기사가 났다고 해서 기사를 확인하고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지도교수님을 찾아 뵀는데 교수님이 너무 반갑게 맞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 시험 당일의 느낌은 어땠을까요? 어려운 점들도 있었나요?
시험 전날에는 잠이 잘 안 왔었는데, 시험 당일에는 크게 피곤함을 느끼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1교시 들어가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지만 1교시 풀고나서 ‘합격은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안해졌어요(웃음).
중간에 어려운 문제도 좀 있었지만 오히려 고득점을 목표로 한다는 생각보다는 합격만 하자는 마음으로 비교적 부담 없이 풀려고 했는데, 이 덕분에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편하게 풀 수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도치 않게 멘탈 관리가 된 것 같네요(웃음).
시험이 끝나고 나서는 정말 후련했어요. 다 끝났다는 생각도 들고 원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타입이라 불안함이 많았는데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국가시험에 대비하는 비법이 있다면?
국시 대비 비법이라기 보다는 평소에도 항상 공부를 할 때 문제의 양보다는 문제의 내용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문제를 많이 풀긴 했지만요.
사실 따로 정리를 하면서 공부하는 타입은 아니어서 제가 어떤 방법을 알려드리는 것 보다는 각자 본인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찾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것 같습니다.
저는 시험을 위해 준비 초반에는 전체 과목 정리를 한번 해보려고 했지만 국시 과목이 너무 많다 보니까 정리를 하는게 오히려 시간을 뺏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상시 학교 시험 공부를 하던 것처럼 국시도 같은 방법으로 준비했던 것 같아요.
4. 학교 시험 준비와 다른 점이 있다면?
사실 저는 1,2학년때는 성적이 그렇게 높지 않은 편이었는데 3학년부터는 임상 과목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흥미가 많이 생겨 자연스럽게 그때부터 열심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모든 과목을 다 열심히 공부했는데, 특히 수업을 굉장히 열심히 듣고 강의록을 꼼꼼하게 보면서 시험 준비를 했어요.
학교 시험과 국시는 확실히 다른 점이 많았는데 일단 국시가 양이 정말 많고 과목수도 여러 개다 보니까 준비가 더 벅찼습니다. 그래서 공부의 양보다는 조금 보더라도 한 문제를 제대로 공부하려고 했어요.
특히 주변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많이 공부한다고 하면 당연히 불안해질 수밖에 없지만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도 그렇게 많은 양을 공부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5. 국가시험을 준비할 때 하루 일과와 준비 기간은 어떻게 되셨나요?
충북대학교는 졸업시험제도가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는 평소 몇 시간씩 조금씩 하다가 졸업시험이 끝난 직후인 국시를 약 1달 남기고부터 본격적으로 열심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난이도는 졸업시험이 더 어려웠지만 오히려 국시 준비가 더 부담스러웠어요. 국시 준비를 미리 꾸준히 해왔기에 졸업시험을 볼 때 도움이 되었던 점은 좋았습니다.
비교적 어려운 난이도의 졸업시험을 준비하다 보니까 졸업시험을 통과하면 당연히 국시도 통과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12월 말이 넘어가고 국시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다시 전부 없어지기는 했지만요(웃음).
12월 중순에는 마음의 여유가 그래도 조금은 있었는데, 12월 말부터는 거의 자거나 조금 쉬는 시간 빼고는 계속 공부만 했습니다.
6. 컨디션 관리 방법 또는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이 있었다면?
제가 워낙 잠이 많은 스타일이어서 차라리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길게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밤을 새지는 않았어요. 시험 시간과 똑같이 맞춰보려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시간표에 맞춰 생활하는 방식을 유지했습니다.
종종 스트레스가 쌓이면 유튜브를 보거나 친구들 만나면서 해소를 했는데, 게임도 되게 좋아해서 게임도 많이 했습니다(웃음).
7. 6년의 학교생활을 돌아보며, 기억에 남는 특별한 활동이나 소중한 순간들이 있다면?
본과 2학년때 학생회 일을 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 동기 및 선후배들과 함께 다양한 학교 행사를 준비하며 전반적인 학교 일정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해서 알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이전에는 학교의 수많은 행사들이 학생들의 손을 거쳐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잘 몰랐었는데, 직접 해보니 행사 준비 과정과 그 노고에 대해 알게 되어 뜻 깊은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8. 추후 진로 계획과 먼 미래에 어떤 모습의 수의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원래 전반적인 의학에 대한 관심과 동물을 너무 좋아하는 성향으로 수의과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본과 1,2학년까지만 해도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3학년이 되고 임상 과목을 배우면서 학과에 대한 만족과 흥미를 크게 느꼈기 때문에 소동물 임상 분야를 진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꾸준하게 공부하고, 항상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는 수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개원도 하고 싶지만 일단 군대를 다녀와야 윤곽이 좀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현재 대학원 진학도 고민 중이지만 일단 군복무를 위해 다가오는 3월 10일에 공중방역수의사 또는 수의장교로 입대하게 될 예정입니다.
9. 앞으로 국시를 보게 될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보통 국가시험을 2학기부터 준비하게 되는데, 저와 비슷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유형의 사람이라면 미리미리 준비를 하는게 멘탈 관리에 좋을 것 같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국가고시가 합격률은 높지만 마냥 쉽지만은 않은 시험인 것 같아요. 워낙 공부해야 할 양이 많기도 하고, 합격하기까지 과정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미리미리 조금씩 공부를 해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먼저 부모님께 가장 감사드리고, 교수님들께 6년동안 잘 이끌어 주시고 열심히 가르쳐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수석 발표 이후 자기 일처럼 기뻐해준 친구들이 많아서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말도 꼭 덧붙이고 싶어요.
윤서현 기자 dbstjgus9812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