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물병원 매출 10배 격차‥전국 상위 10% 못 드는 곳 다수

일평균 20마리, 연평균 18억원, 상·하위 편차 10배..독립법인 체계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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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미래연구소(수미연)가 18일 전국 대학 동물병원의 환자수와 매출 정보를 공개했다.

수미연은 교육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8개 대학 동물병원 정보를 확보했다. 건국대와 경상국립대 측은 답변을 거부했다.

대학 동물병원 편차 크다

환자 수 대비 인력 많아

이에 따르면 8개 대학 동물병원에는 2021년 하루 평균 20마리의 환자가 내원해, 평균 18억원의 연매출을 올렸다.

상·하위 대학 동물병원의 편차는 컸다. 가장 큰 규모를 보인 서울대 동물병원은 하루 58마리의 환자가 내원해 58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가장 작은 규모로 응답한 제주대 동물병원은 일 평균 환자수 5마리, 연매출 6억원에 그쳤다. 10배 수준의 격차를 보인 셈이다.

2위인 충북대 동물병원(29마리, 21억원)과 비교해도 2배 격차를 보인 서울대를 제외하면, 나머지 7개 대학 동물병원의 평균 규모는 일 평균 환자수 15마리, 연매출 13억으로 감소한다.

2018년 통계청 서비스업조사를 분석한 결과, 전국 상위 10% 동물병원의 연매출은 13.5억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에 들지 못하는 대학 동물병원이 상당수인 셈이다.

동물병원이 올리는 매출에 비해 진료에 참여하는 인력이 많은 것도 대학 동물병원의 특징이다.

수미연이 최근 공개한 대학 동물병원 소속 수의사를 고려하면, 소속 수의사가 하루 보는 환자는 평균 1~3마리에 그친다.

그마저도 임상대학원생까지 포함시킨 추정 인력(동물병원 소속 수의사+임상대학원생)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0.5마리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만 대학별로 임상대학원생 모두가 실질적으로 진료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대학원생 중 일부가 동물병원 소속 수의사로 등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정 인력 규모가 과대평가되었을 수 있다.

 

열심히 해도 그만, 외면해도 그만

열심히 하면 좋은’ 독립법인 홀로서기 필요

일선 동물병원에서 인력은 곧 비용이자 매출이다. 채용된 인력이 진료 매출을 잘 발생시켜야 병원이 존립할 수 있다.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효율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대학 동물병원은 수미연 자료에서 드러나듯 환자수에 비해 진료에 참여하는 추정 인력이 많다. 반대로 인력에 비해 매출이 낮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는 대학 동물병원의 기형적인 운영 구조에 기인한다. 진료를 잘한다고 이득을 얻지도, 못한다고 잘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수미연은 “수의과대학 임상 교수는 의대 교수와 다르게 진료행위를 하고도 제대로 된 추가 급여를 받지 못한다”며 “대학 동물병원에서 수련하는 수의사들 또한 정상적인 급여를 받는 근로자 신분이 아니라 대학원생 신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학 동물병원도 ‘OO대학교’에서 분리된 독립법인으로 홀로서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립법인인 의과대학병원이나 대학 치과병원은 임상 교수에게 별도의 급여를 지급하면서 진료 참여를 독려한다. 병원에서 얻은 수익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하여 인력·시설에 재투자할 수도 있다.

아직 법인으로 독립하지 못한 대학 동물병원 일각에서는 ‘임상교수’ 제도를 과도기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진료매출을 거둘 것을 조건으로 채용하고, 강의 대신 진료에 보다 집중하면서 대학 동물병원의 진료 수준을 안정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임교원이 아니다 보니 채용 자리를 마련하는데 비교적 수월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 수의과대학의 한 임상과목 전임교수도 “임상교수 제도가 대학 동물병원 진료와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 다른 대학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대학 동물병원이 더 발전하려면 독립법인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치과병원 모델로 연구해야’

수의미래연구소 조영광 대표는 “의과대학병원이 아닌 대학 치과병원의 모델을 적극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간 3천명이 넘게 배출되는 의사에 비해 치과의사의 배출 인원이 적고(연700~800명), 진료과목의 수도 의사에 비해 적어 수의사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등 일부 치과대학이 병원을 독립법인으로 만들어 운영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조영광 대표는 “과거와 현재에 대한 인정과 직시, 그리고 미래를 향한 긍정적 경쟁은 결국 동물의료계의 발전을 가져다줄 것”이라면서 “다가올 10년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대학 동물병원이 단순한 교육기관을 넘어 각 지역 거점 동물의료기관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미연은 향후 대학 동물병원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학 동물병원 매출 10배 격차‥전국 상위 10% 못 드는 곳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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