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의 다양한 활동과 삶을 조명하기 위해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9기가 “아무튼, 수의사생활”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프로젝트는 [‘학교생활’, ‘병원생활’, ‘회사생활’, ‘사회생활’ ] 네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의대에 입학하고 한 명의 수의사가 되어 사회생활을 하기까지 겪는 중요한 이벤트와 활동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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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많고 탈 많던 본과생활을 지나 곧 본4를 앞둔 이대일(Dail Lee), 국시에 대한 생각은 뒤로 미룬 채 마지막 학교생활을 즐기면서 보내려고 계획 중이다.
그러던 도중 올해 국시가 일명 ‘불국시’였다 라는 말을 듣게 된다. ‘설마 내가 국시에서 떨어지겠어? 2학기 즈음부터 준비해도 충분하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남의 일처럼 느껴지기만 했던 국시가 바로 앞에 다가온 듯하다.
본과 1, 2학년 때 배운 과목들에 대한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기초, 임상, 예방, 법규까지 6년간의 배운 내용을 총망라한 시험 범위에 막연한 불안감은 커져만 가는데…
언제부터 국시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 실제 체감 난이도는 어떠한지 올해 국가고시를 막 치른 선배를 만나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려고 한다. 선배, 국가고시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요!
지난 1월 경기도 안양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제66회 수의사 국가시험이 열렸습니다.
올해 시험 당일의 긴장감과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도록, 예과 1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총 6년의 학사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국가시험을 치른 이범석 응시생을 가상의 학생인 ‘이대일’이 인터뷰합니다.
<인터뷰는 2022년 1월 14일 수의사 국가시험 직후에 진행됐습니다-편집자주>
Q. 국가시험이 끝난 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학교 다닐 때 지내던 자취방 짐을 빼고 바로 본가로 내려왔습니다. 코로나라 어디 놀러가지는 못하네요. 집에서 책 읽고, 헬스장 다니면서 운동하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Q. 시험 당일의 현장의 분위기나 느낌은 어땠나요?
별로 크게 긴장하지는 않았습니다. 시험 직전에 다른 친구들은 정리한 것들 들고 와서 다시 보고 했는데 전 별로 그러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동안 공부해온 게 있었고, 지금 잠깐 보는 걸로 합격 불합격 여부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적당한 컨디션과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제가 창가자리에 배정돼서 많이 추웠습니다. 다들 핫팩 준비하셔서 가세요(웃음).
Q. 올해 시험 난이도는 어떠했나요?
제 개인적인 경우, 첫 과목(기초수의학)을 볼 당시 시험지 첫 장에 4문제가 나오는데 3문제가 모르는 문제라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는 다들 수의법규가 좀 어려웠다고 하더라고요. 법규는 20문제 정도가 나오는데 출제하시는 교수님에 따라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라서요.
Q. 학교 졸업시험과 비교해서 다른 점이 있었나요?
전북대는 졸업시험 시험시간표나 내용이 국시와 유사하게 출제되어 다른 점은 크게 못 느꼈습니다. 개인적인 성향 상 졸시에서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국시 점수와 졸시 점수는 비슷했어요.
Q. 국시 시험공부는 언제부터 준비하셨나요? 공부방법도 궁금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8월부터 시작했는데 좀 일찍 시작한 편이긴 합니다. 늦게 시작하면 ‘크리스마스의 전사’ 라면서 11월에 시작하는 친구들도 종종 있더라고요(웃음).
공부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8시간 정도 했는데 나중에는 했던 것들을 계속 반복하다 보니 공부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던 것 같아요. 처음 공부할 때는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모르고 범위도 방대해서 막막했습니다.
그 동안의 기출 문제들을 살펴보고 문제의 유형이나 경향성을 살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자주 출제되는 것들을 추리고 그것들을 따로 정리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Q. 국시 준비할 때 하루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병원 로테이션(실습)이 있으면 아침 9시까지 학교를 가야해서 일찍 일어나고 없으면 10시쯤 일어났던 것 같아요. 주로 집이나 도서관, 스터디 카페에서 혼자 공부했습니다. 헬스나 운동장 달리면서 체력관리를 하기도 했고요.
국시 한 두 달 전에는 부담감이 좀 있어서 운동을 따로 하진 않았습니다.
Q. 시험에 대비한 컨디션 관리방법이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었을까요?
다행히 개인적으로 오래 전부터 예정된 시험에는 크게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안 받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시험일정에 맞게 수면패턴이나 생활패턴을 서서히 조정해 나가면서 컨디션을 관리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슬럼프가 왔을 때는 헬스를 하거나 운동장을 달리는 등 공부 이외의 것으로 환기를 시켜줬어요.
Q. 시험준비하면서 원동력이 되어 줬던 것이 있나요?
이미 합격했을 때의 내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이 힘이 되었습니다.
Q. 6년 학교 생활을 돌아보며 기억에 남는 특별한 활동이나 소중한 순간들이 있나요?
본과 1학년 때, 해부 실습이 새벽 4시에 끝이 났어요. (실습) 끝나고 나오는데 눈이 오더라고요. 다음날 아침 9시에 기생충학 수업도 있어서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는데 지나고 보니 이 때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Q. 어떤 모습의 수의사가 되고 싶나요?
동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수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Q. 국시를 보게 될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게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너무 조급해 하지말고, 학교 공부 충실히 잘하고 성실했으면 충분히 합격할 것 같아요.
성지원 기자 myrrha_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