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야생동물센터 “어린이 여러분, 야생동물 수의사는 이런 일을 해요”
3년 만에 어린이 대상 야생동물진료 체험행사 재개
전북야생동물센터(센터장 한재익)가 11월 5일(토) 지역 어린이를 대상으로 야생동물 진료 체험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전북야생동물센터 진료 시설과 부속 야생동물생태체험장에서 오전 10시부터 12시 30분까지 진행됐으며, 5~13세 어린이 15명이 참여했다.
환경부와 전라북도의 지원으로 전북대학교가 운영하는 전북야생동물센터는 조난 또는 부상당한 야생동물을 구조·치료하여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업무를 한다. 이외에도 수의학과 재학생을 위한 현장실습, 진료기법 개발·연구, 야생동물 감염병 및 항생제 내성 조사, 지역 주민을 위한 야생동물 체험교육을 시행한다.
어린이 야생동물 진료 체험은 어린이들이 수의사가 되어 야생동물을 치료하는 과정을 간접 경험함으로써 야생동물의 소중함을 배우는 교육의 장이다. 전북야생동물센터는 지난 2017년부터 행사를 개최했으며, 코로나19로 2년간 중단됐던 행사를 올해 재개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참가자들이 전원 야생조류 부리를 마스크에 붙이면서 시작됐다.
이어 임상병리사의 지도 아래 현미경 체험이 진행됐다. 어린이들은 실제 너구리와 큰기러기의 혈액 도말 표본을 관찰하고, 포유류와 조류 혈구의 차이를 배웠다. 또한, 분변 표본을 관찰하고, 직접 간이 현미경을 제작하는 체험을 했다.
또한, 상처 스티커를 붙인 동물 인형을 대상으로 수의사의 지도에 따라 드레싱 처치를 배웠다. 해맑게 웃던 어린이들도 드레싱을 시작하자 진지한 표정으로 몰입했고, 이어진 야생동물 처치에 대한 설명도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처치실에서는 유리창 충돌로 구조된 물총새의 약을 짓는다는 상황으로 조제 체험이 진행됐다. 여러 가지 젤리가 각각 항생제, 진통제, 비타민제, 칼슘제 등의 이름으로 준비됐으며, 어린이들이 직접 젤리(약)를 배합해 약 봉투에 넣었다.
이어 모든 참가자가 야생동물생태체험장에 모여 야생조류 솟대를 제작했다. 생김새에서 유래된 야생조류 이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솟대를 만들고 색칠하며 야생조류의 이름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야생동물센터 홍보 영상 시청과 단체 사진 촬영을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체험 간 이동 동선에는 구조된 동물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어린이들이 야생동물이 다친 모습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행사에 참여한 최수민(5세) 양은 “야생동물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픈 동물들을 치료해 주는 수의사 선생님들 감사합니다”라며 “직접 붕대를 감아 주고 약을 지어 줬던 체험이 재밌었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재익 전북대 수의대 교수(전북야생동물센터장)는 “야생동물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라며 “우리 주변의 야생동물을 생태계의 구성원으로서 아끼는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강주호 기자 zoology@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