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수의대 생기면, 다른 대학 수의대 신설 기폭제 될 것”
수의학 교육계도 `부산대 수의대 신설 반대` 한 목소리
한국수의학교육협의회(수교협, 회장 서강문)가 1일 긴급 온라인 회의를 열고 부산대 수의대 신설 움직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모았다.
지난 8월 출범한 수교협은 수의사회, 수의과대학, 수의학회 대표자들이 모인 수의학교육 관련 최고 협의체다.
이날 참여한 한국수의과대학협회(한수협), 한국수의학교육인증원, 한국수의교육학회, 한국임상수의학회, 한국동물병원협회 등은 한 목소리로 부산대 수의대 신설에 반대했다.
한수협 서국현 회장은 “농장동물 임상, 공직 등에서 수의사 부족을 이야기하지만, 해결책은 처우개선에 있다. 배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한수협에서 곧 이사회를 열어 관련 의견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남상섭 교육학회장도 “특정 분야에 수의사가 부족하다고 전체 정원을 늘리기 보다, 균형있게 배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는 공공의대 논란 당시에도 거론됐던 부분”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이날 수의학 교육계 인사들은 부산대의 수의대 신설 움직임이 타 대학으로까지 퍼져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비단 부산대 1곳을 만드냐 마느냐의 문제를 떠나, 현재 각 권역별 1개 수의과대학을 두는 원칙이 깨지면 수의대를 원하는 다른 대학의 신설 추진도 막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병렬 한국동물병원협회장은 “부산대에 수의대가 생기면 다른 신설 움직임이 우후죽순 이어질 것”이라며 “한 지역이나 한 대학만을 고려할 문제가 아니다. 수의계 전체에 영향을 끼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용준 수의학교육인증원장도 “다른 대학의 수의대 신설 움직임에 기폭제가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사무총장은 “수의사회는 수의대 신설을 결사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총장은 “(무산됐던) 공주대 수의대 신설 추진 당시에도 수의대를 원하던 대학이 5~6개에 달했다”면서 “부산대에 대한 반대이기도 하지만, 수의대 신설을 원하는 다른 대학에게도 보여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대가 신설 명분으로 내세우는 융복합 연구나 특정 직역의 수의사 부족 문제도 반박했다. 약학대학 6년제 전환과 맞물려 약대 신설이 늘었지만 공직이나 연구 쪽으로의 진출이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수교협은 수의학 교육계 차원의 반대입장을 모으고 대국회·대정부 설득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강문 회장은 “수교협에서도 반대 입장을 내겠다. 교육 현안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수교협의 존재 의미”라고 강조했다.
부산대 수의대 신설 관련 국회토론회는 이달 하순에 열릴 전망이다. 대한수의사회는 관련 일정이 구체화되면 수의계 각 기관과 연대해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