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 신입생 4명 중 3명은 타지역 출신 ‘수의대 진학은 이미 전국구’

수의미래연구소, 서울대 제외한 8개 지역 거점국립대 수의대 최근 9년 신입생 출신고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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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지역 출신 학생이 훨씬 많죠, 수도권 출신이 가장 많고요”

수의과대학 입시는 이미 전국구로 돌아간다. 서울이 아닌 지역 거점국립대 수의대에서 해당 지역 출신고교를 졸업한 학생은 4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5%는 타지 출신이다.

수의미래연구소(수미연, 공동대표 조영광·허승훈)은 “거점 국립대 수의대도 이미 전국구로 신입생을 모집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지방 거점국립대 지역 고교 출신, 평균 60%지만 수의대는 25%

수의대 진학은 이미 전국구

경상국립대의 부울경 출신 비율 높아(48%)

2019년 국정감사에서 여영국 정의당 의원이 발표한 지방 거점국립대의 해당 권역 고교 졸업자 비율은 2019년 기준 평균 60.8%다. 학과를 불문한다면, 주로 그 지역 학생들이 거점국립대에 많이 진학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의대의 진학 양상은 크게 달랐다.

수미연은 교육부로부터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간 수의대 신입생들의 출신 지역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에 있는 서울대·건국대를 제외한 지방 거점국립대 수의대 8곳에 입학한 학생들의 출신 고등학교 소재지가 기준이다.

그 결과 지방 거점국립대 수의대 수의대 신입생 중 해당 지역 출신의 비율은 평균 25.7%에 그쳤다.

반면,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출신 학생들의 평균 비중은 33.9%로 오히려 더 높았다. 비교적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강원대·충북대·충남대는 수도권 학생 비중이 2배 이상일 정도다.

지방 거점국립대 수의대 중 해당 지역 출신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충북대다. 충북대 수의대에 충북 출신 학생의 비율은 11%에 그쳤다.

충북대·충남대를 합쳐서 계산해도, 이들 두 대학에 대전·세종·충북·충남 출신 학생의 비율은 24%에 머물렀다.

반면 경북대의 대구·경북 출신 비율(41%), 경상국립대의 부산·울산·경남 출신 비율(48%)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수미연은 경상국립대에 부울경 출신이 많은 요인으로 지역인재 전형을 꼽았다. 해당 권역 출신자만 지원 가능한 지역인재 전형은 이미 모든 수의대에 도입됐지만, 경상국립대가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수미연에 따르면, 2023 학년도 수의대 전형에서 평균 26%의 신입생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한다. 반면, 경상국립대는 최근 2년간 전체 선발 인원의 50%를 지역인재 전형에 할당했다.

수미연은 “지방 거점국립대 수의대의 지역인재 전형 비율이 평균 26%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부울경 출신 학생들에게 수의대 진학을 위한 특혜가 주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산에 특별히 더 수의사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나

애초에 부산대 수의대를 신설하려는 주요 명분은 ‘부산에 머물 수의사가 특별히 더 필요하다’는 주장에 뿌리를 두고 있다.

농장동물이나 공직, 수의과학자 등 특정 직역의 부족 문제는 간접적인 요인일 뿐이다. 처우개선이 아닌 수의대 정원 증가가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설령 수급조절이 필요한 문제라면 굳이 큰 돈을 들여 수의대를 새로 만들 필요 없이 기존 수의대의 정원을 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부산대는 지난 14일 수의대 설립 심포지움에서 부산의 인구 10만명당 수의사 숫자가 13명으로 전국 평균(22.3명)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한수의사회는 반려동물 양육가구수 대비 동물병원 숫자를 기준으로 반박했다. 부산에는 반려동물 가구 680개마다 동물병원이 있는데, 이는 전국 평균(622)과 크게 다르지 않고 울산(812), 인천(856) 등 타 지역보다도 더 많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농장동물 진료 수요는 고려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통계청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사분기 기준 부산은 전국 한·육우의 0.04%, 젖소의 0.06%, 돼지의 0.04%, 닭의 0.01%만 보유하고 있다.

수미연은 “부산만을 위해 지역 균형 발전에 역행하는 지역 이기주의를 보여주는 형태가 매우 우려된다”며 “차라리 경상국립대 수의대의 부산 캠퍼스나 수련 동물병원을 지원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수의대 신입생 4명 중 3명은 타지역 출신 ‘수의대 진학은 이미 전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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