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200명 넘는 학생이 수의과대학을 떠났다
2019-2021 수의대 중도탈락자 219명..예과에 191명 집중 ‘증가 경향’
수의과대학을 다니다 중도에 떠난 학생이 3년간 2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탈락은 예과에 집중됐고,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다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예과생들이 학교에 적응하기 어려운 특수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년간 수의대 중도탈락자 219명, 대부분 예과생
수의예과 중도탈락자 3년간 두 배 가까이 늘어
치·한·수는 의대로, 지방의대는 수도권 의대로
6일 전국 10개 수의과대학의 대학알리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수의과대학의 중도 탈락자는 219명으로 나타났다(공시자료가 조회되지 않는 충남대 2020년 실적은 제외).
중도 탈락은 예과에 집중됐다. 3년간 전체 탈락자의 87%인 191명이 예과에서 수의대를 떠났다.
이러한 중도 탈락학생이 계속 증가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수의예과를 다니다 나간 학생은 2019년 48명이었지만, 2021년에는 87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충남대 자료가 조회되지 않아 2020년 탈락학생수를 비교하긴 어렵지만, 예과 재적인원 대비 중도탈락 비율로 보면 2019년 평균 4.2%, 2020년 평균 6.2%, 2021년 평균 7.9%로 꾸준한 증가 경향이 확인된다.
이들 10개 대학의 전체 학과 중도탈락자 비율과의 편차도 벌어졌다.
2019년 수의대를 보유한 10개 대학의 전체 중도탈락자 비율은 재적인원 대비 3.3%로, 수의예과(4.2%)는 0.9%p의 차이만 보였다. 하지만 2021년에는 이러한 격차가 3.8%p로 커졌다.
이 같은 경향은 의대, 치대 등 의학계열 타 전문학과에서도 확인된다. 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의치한수’ 의학계열 학과의 최근 3년간 중도탈락 학생은 1,196명으로 나타났다.
의대가 561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수의대를 포함한 이들 의학계열 중도 탈락자의 89%가 예과 재학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에 대한 부적응보다는 의대, 그 중에서도 수도권 의대를 노리는 상위권 진학 재수·반수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종로학원은 “대부분 예과에서 중도탈락이 발생한 만큼 부적응보다는 상위권 의대 진학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치대·한의대·수의대생이 의대를, 지방의대는 수도권 의대를 노리는 연쇄작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국립대 수의대, 예과생 10% 이상 나가기도
편입학 정원 늘고, 학내 전과 도입 논란까지 ‘고심’
‘비대면 수업’ 코로나 영향인가
예과생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대학의 고민도 깊어진다. 최근 논란을 일으켰던 전북대 수의대의 학내 전과제도 도입도 예과 결원규모가 커지며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알리미 공시자료 상으로도 2019년 3명에 불과했던 전북대 수의예과 중도탈락자는 2021년 13명으로 4배나 늘었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지방국립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수의예과 재적인원대비 10% 이상이 탈락한 대학은 2021년 기준 경상국립대·전남대·전북대·충남대, 2020년 기준 강원대 등 여러 곳이다.
2021년 기준 지방국립대 수의대 8곳의 예과생 중도탈락 비율은 재적인원대비 평균 9.2%로 서울대(1%), 건국대(3.8%)와 큰 차이를 보였다.
예과생들의 이탈이 늘어나다 보니 본과생을 충원하기 위한 편입학 정원도 증가하고 있다.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에 따르면 2010년대 30명 안팎이던 연간 수의대 편입학 모집 정원은 지난해 56명, 올해 81명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수의교육학회(회장 남상섭)는 24일 서울대 수의대에서 개최하는 정기학술대회에서 ‘수의과대학 입학’을 조명한다.
남상섭 수의교육학회장은 “2020~2022년은 코로나의 영향으로 수의대뿐만 아니라 여러 전공에서 예년보다 이탈자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예과생 이탈 증가경향) 변화가 앞으로도 유지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