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면역학 기초연구 매진’ 임재철 서울대 신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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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이 3월 임재철 신임 수의면역학 교수를 임용했습니다.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예일대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모교로 돌아온 임재철 신임교수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이번에 수의면역학 교수로 임용된 임재철이라고 합니다. 서울대 수의대 05학번이고요, 좋은 기회로 다시 모교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Q. 모교에서 교수로 처음 부임하신 소감은

서울대 교수로 처음 임용되는 것이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라,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졸업 후 수의대를 떠나 자연대에 있었고, 예일대에서 박사후연구원도 했지만 교수로서 모교에 오니 더 각별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를 가르쳐 주셨던 은사님들이 아직 계시니 뒤를 이어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고, 대학원생이나 학부생들도 후배라는 생각에 더 챙겨줘야 할 것 같아요. 학부를 6년이나 했던 그 수의대라 더 가족 같은 느낌입니다.

 

Q. 지금까지 어떤 연구를 하셨나요

여러 가지 다양하게 해왔는데요, 학교 다닐 때부터 기초 연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궁극적으로 더 많은 환자, 환축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본과 다닐 땐 거의 방학 때마다 인턴을 했어요. 본과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총 5번의 인턴을 했고, 다섯 번째가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님 실험실이었습니다.

이후 박사 과정까지 김빛내리 교수님 실험실에서 mRNA의 안정성에 대한 연구를 했습니다. 박사 졸업 후에는 분자 수준에서만이 아닌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을 연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원래 관심이 많았던 선천 면역에 대한 연구도 하고자 면역학 실험실에 있었습니다.

 

Q. 김빛내리 교수팀에서 어떤 것들을 배우고 느끼셨는지 궁금합니다

본과 4학년 여름방학 때 이 랩에서 인턴을 했는데, 사실 수의대 학부생 입장에서는 너무 기초 분야였어요. 마우스 같은 툴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기껏해야 세포 단위였으니까요.

단백질과 RNA를 연구하는 랩이었는데, 연구실 생활을 해보니 이 랩에서 하는 연구들이 제 적성에 맞았던 것 같아요. RNA 꼬리의 종류, 꼬리에 붙는 유리딘(U)의 개수에 따라 수학 공식처럼 딱딱 떨어지는 분자 메커니즘이 굉장히 재밌었어요.

이 랩에 자연대 출신 학생들이 많아 그 수준을 쫓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수의대는 임상에 좀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기초 분야 연구자로서의 태도를 갖추기 위해 스스로 계속 트레이닝을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부족했지만 몇 년 지나 익숙해지면서 기초 분야를 어떤 식으로 배우는지, 연구자로서 어떻게 트레이닝 되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외국에는 수의사 과학자도 많이 있거든요. 한국도 수의학이 점점 발전하면서 임상뿐만 아니라 기초 분야의 발전도 뒷받침되면 시너지가 훨씬 크게 날 거라 생각합니다.

Q. 세계적인 학술지 셀(Cell)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셨던 것도 흥미롭습니다. 어떤 연구였나요?

mRNA에 poly A tail이라는 꼬리가 있는데 당시에는 정확한 길이도 모르고 재는 방법도 되게 한정적이었어요. 다른 종류의 꼬리가 있는지도 안 알려져 있었고요.

제가 대학원생 때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을 활용한 새로운 분석법들이 많이 개발되었는데, 저 역시 이를 활용하여 RNA 꼬리만을 읽어내는 분석법(꼬리서열분석법)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석법을 적용해서 U tail이 mRNA에 전체적으로 분포하고, mRNA 꼬리에 U가 붙으면 mRNA의 안정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구아닌(G)이 붙으면 mRNA가 오히려 안정화된다는 후속연구도 진행했고요.

이런 메커니즘은 실제로 mRNA 백신을 디자인할 때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Q. 포닥 때는 예일대 의과대학에서 면역학 연구를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사 때의 연구 분야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선천면역에 관심이 있었고, 수의학적 전문성도 좀 더 활용해보고 싶었습니다. 박사 때 전공한 RNA에 관한 전문성을 활용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처음에 시너지가 잘 났습니다.

포닥 때 처음 한 연구는 T cell 휴지기가 mRNA의 안정성에 의해 조절된다는 내용으로, RNA 꼬리서열 분석법이 이 연구에 필수적이었어요.

이렇게 공동연구를 하면서 면역학도 많이 배웠고, 지금도 특정 세포나 질병에 국한되지 않고 NGS 같은 툴을 적용하여 대용량으로 여러 가지를 확인해보는 연구를 해보려 하고 있습니다.

 

Q. 수의대에서 면역학과 관련한 선택과목을 개설하실 계획이라고 들었습니다. 면역학 수업에 대해 갖고 계신 목표가 있다면

‘임상수의면역학’ 개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요새 면역학적인 지식을 치료에 많이 적용하고 있고, 수의학에서도 그런 예시가 많이 보고되고 있어요.

면역 항체 치료, 면역 항암 치료의 메커니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약물의 작동 원리 등을 강의하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면역학에 대한 큰 틀을 잡아주어 임상의 실제 상황에서도 이를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으면 좋겠는데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웃음).

 

Q.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실 계획이신가요

앞으로도 물론 면역학 연구를 할 계획이지만, 면역학을 이용한 치료와 같은 적용 분야보단 기초적인 메커니즘에 관심이 많아요.

첫째로 제가 최근에 장내 면역세포가 어떻게 장내 항상성을 유지시켜주는지에 대한 연구를 했는데, 더 나아가 장내에서 일어나는 국소적인 스트레스 반응에 대해 연구할 계획입니다.

두번째로 선천 면역에 관해서는 우리 몸이 병원체 말고도 환경적인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연구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동물들은 겨울에 휴면 상태로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처럼요.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인지하고 그에 적응하는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면역세포 역시 스트레스 상황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다들 열심히 공부해왔고, 능력도 됩니다. 그러니 스스로 하고 싶은 걸 쫓았으면 좋겠어요. 꼭 임상뿐만 아니라 수의사로서 할 수 있는 게 많으니 자기를 믿고 자기 능력을 충분히 키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민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시고요, 감사합니다.

김신우 기자 yegurshin01@snu.ac.kr

[인터뷰] ‘면역학 기초연구 매진’ 임재철 서울대 신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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