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수의사 국가시험 문항..처음 공개될까?
수대협, 수의사 국가시험 문항·정답 정보공개 청구...미공개 시 법적 조치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이하 수대협, 회장 안태준)가 수의사국가시험 문항 공개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수대협은 4일 수의사 출신 이형찬 변호사(법무법인 대화)를 통해 농림축산검역본부를 대상으로 제67회 수의사 국가시험의 문항 및 정답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했다.
수대협은 이번 정보공개청구를 위해 제67회 국가시험 응시생을 대상으로 청구인단을 모집했으며, 청구인단의 이름으로 문항·정답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수대협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이라는 독립적인 전문 시험관리 및 운영기관을 두고 있는 보건의료인 국가시험과 달리 수의사 국가시험은 검역본부가 관리·운영하고 있다”며 “검역본부가 방역 및 검역 전문기관이고 관련 인력 및 예산이 적은 탓에 국가시험이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시험의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수의사 국가시험위원회가 67회 시험이 치러지는 동안 문제와 정답의 비공개 원칙을 고수해왔다”고 덧붙였다.
수대협은 이 외에도 국가시험의 평가목표와 출제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점, 실기시험을 시행하지 않는 점 등 수의계 내부에서 수의사 국가시험의 정확성과 전문성에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수대협은 지난해 수의미래연구소와 함께 ‘수의사 국가시험 개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가시험 문항 및 정답 공개를 최우선으로, 국가시험 평가목표 및 출제기준 확립, 실기시험 도입, 독립적인 국가시험 전담기관 설립 등을 목표로 세웠다.
이번 정보공개청구는 국가시험 문항 및 정답 공개를 위한 수대협의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로드맵에는 정보공개청구가 거부되면 행정심판, 행정소송을 진행한다는 계획이 담겨있다.
수대협에 따르면, 검역본부를 상대로 진행한 청구의 공개 여부는 돌아오는 금요일(14일) 이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대협 안태준 회장(충남대 수의학과 3학년)은 “국가시험의 문항 및 정답이 공개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안임에도, 그간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기조에 미루어보면 이번 정보공개청구는 기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어져 온 비공개 원칙을 바꾸는 데는 보다 강력한 요구가 필요하다. 이것이 수대협이 행정소송을 계획하고 있는 이유이며, 정보공개청구는 이를 위한 사전 과정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안태준 회장은 마지막으로 “수의계에 분명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한다”며 “변화의 흐름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려면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