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 재학생 4명 중 3명 “동물보건사 주사·채혈 행위 반대”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 수의대생 설문조사 진행...총 675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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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건사 제도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용역이 발주되고, 동물보건사 시험 응시조건 및 양성기관 기준을 완화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동물보건사 제도에 대한 수의대생들의 생각이 공개됐다.

수의대생 대부분은 동물보건사의 침습적 행위(주사, 채혈 등)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수의과대학학생협회(수대협, 회장 안태준)가 7월 15일부터 22일까지 전국 수의과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동물보건사 직업적 역할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10개 수의과대학 전 학년(예1~본4)을 대상으로 온라인(구글 설문)으로 진행됐다. 3,000여 명의 재학생 중 675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응답자는 학년별로 거의 비슷한 비율을 보였고, 학교별로는 경상국립대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참여했고(105명), 경북대(33명), 전북대(43명), 건국대(49명)는 참여자 수가 적은 편이었다.

동물보건사 역할 분류 및 인력 수급 조절 필요하지만, 침습적 행위·가축방역 업무는 반대

수의대생 76.6% “동물보건사의 주사 등 침습행위 반대”

수의대생 88.6% “동물보건사의 가축방역, 축산물 위생 검사 업무 반대”

수의대생들은 동물보건사의 명확한 역할 분류와 인력 수급 조절에는 찬성하는 편이었으나, 침습적 처치 및 가축방역 업무 허용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구체적으로, 응답자의 75.1%는 ‘동물 진료 규모가 세분화되는 만큼 동물보건사의 전문성을 위해 역할을 명확하게 분류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수대협은 “수의사, 동물보건사 각각 영역의 전문성 강화, 명확한 분류를 통한 현장에서의 업무 혼선 및 직역 침범 감소를 희망한다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국가 차원에서 동물보건사 인력 수급 조절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59.6%가 찬성했다. 수대협은 “인력 수급이 조절되지 않으면, 개원가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힘들 것”이라며 “다만 인력의 빠른 증가는 다양한 영역으로의 진출 가능성을 시사하므로 후속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사, 채혈 등 침습적 처치에 대한 권한 확대와 간호사 같은 역할 부여 필요성’에 대해서는 76.6%의 수의대생이 반대했으며, ‘가축방역이나 축산물 검사 관련 업무 수행’에 대해서는 무려 88.6%의 학생이 반대했다.

동물보건사의 직업적 역할에 대한 설문조사(2023년 7월 15~22일, 수대협)

학생들의 이런 의견은 ‘동물보건사에게 허용되어도 괜찮은 구체적인 업무 범위에 대한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의 지시 및 감독이 있다 하더라도, 채혈(22.7%), 투약(17.8%), 백신 투여(10.5%), 피부 봉합(3.6%), 마이크로칩 삽입(6.8%), 생검(6.7%), 스케일링(8.4%), 방사선 촬영(29.9%) 등에 대해 허용해도 괜찮다는 응답률이 낮게 나온 것이다.

허용되어도 괜찮은 업무 범위는 진료 접수(81.6%)가 가장 많았으며, 그 뒤를 비품 재고관리(76.3%), 원내 위생 관리(74.1%), 원내 입원환자 관리(67.1%), 문진 진료 기록 카드 기재(64.7%)가 이었다. 이 TOP5 항목은 수의사의 지시 및 감독 없이 동물보건사 단독으로 수행해도 괜찮은 업무에 대한 설문에서도 TOP5를 차지했다.

수대협은 “학생들의 동물보건사 관련 이슈에 대한 의견을 조사하고 학생들의 전반적인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가축방역 업무, 침습적 처치 허용 항목에 대한 반대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명확한 역할 분류와 인력 수급 조절 항목에 대해선 찬성 분포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농식품부가 동물보건사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빠른 변화를 위한 지원을 하는 것 같다는 추가 의견이 있었다”며 “(상대적으로) 수의사에 대한 지원이 줄어드는 현상을 우려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안태준 수대협 회장은 26일(수) 열린 대한수의사회 청년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허주형 대한수의사회장에게 직접 이번 조사 결과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허 회장 역시 “동물보건사의 침습적 행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수의대 재학생 4명 중 3명 “동물보건사 주사·채혈 행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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