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지난 9월 노웅빈 수의응급의학 교수(사진)를 임용했습니다.
건국대에서 학부 및 박사를 졸업하고, 건국대부속동물병원 및 다양한 지역 동물병원을 거쳐 전남대에 임용된 노웅빈 신임 교수(사진)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Q. 임용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남대 수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로 임용된 노웅빈입니다.
저는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08학번)으로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수의내과학 전공으로 박사 졸업했으며, 전문연구요원 및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였습니다.
임상경력으로는 건국대 부속동물병원에서 인턴/레지던트 및 내과 팀장으로 근무하였고, 이후 내시경 특화 병원, 고양이 전문병원에서 일을 했었고, 가장 최근에는 2차 진료병원에서 근무하다가 이번 9월부터 전남대에 오게 되었습니다.
Q. 교수로 부임하신 소감은?
일단 너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고향이 서울이라 광주 쪽에 연고가 없어 처음에는 걱정도 좀 했지만, 막상 와보니 선배 교수님들이 따뜻하게 환영해주시고 지역병원 원장님들도 친근하게 잘 대해주셔서 너무 잘 적응하고 있어요. 캠퍼스도 너무 예쁘고, 음식도 다 맛있어서 참 좋은 것 같습니다.
Q. 응급의학과 교수의 길을 걷게 되신 이유에 대해 여쭙고 싶습니다.
현재 전국 수의대에 ‘응급(중환자)의학과’라는 이름으로 전임교수가 임용된 학교는 4곳 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소동물 임상에서 응급의학은 다른 진료과에 비해 비교적 새롭고 활발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렇다 보니 응급의학을 전공하신 박사가 아직은 별로 없고, 저처럼 내과 또는 외과를 전공하신 교수님들께서 응급의학과를 담당하고 계십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응급중환자의학(Emergency and Critical Care Medicine)이라는 개념으로, 응급처치를 요하는 환자뿐만 아니라 집중치료를 요하는 중환자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진료분야로 발전되어 있으며, 전문의도 배출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병원과 2차 진료병원에서 많은 응급환자 또는 중환자를 접했고, 제가 전공한 내과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응급중환자의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마침 전남대학교에 응급의학과 교수 공채가 나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전국의 다른 교수님들 및 수의사 선생님들과 함께 우리나라 응급중환자의학의 기반을 다지고 발전시켜 임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Q. 그동안 연구하신 분야와 관련해 거두신 성과가 궁금합니다.
저는 수의내과학, 그중에서도 세부 전공으로 심장내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개와 고양이의 판막질환, 심근질환, 선천성 심질환, 부정맥 등 심혈관계 질환에 대해 많은 진료 경험을 쌓았고, PDA(동맥관개존증), PS(폐동맥협착증) 등 선천성 심질환의 인터벤션 시술을 통한 최소침습 치료 등 심화 진료에도 많이 참여하였습니다.
이러한 진료를 바탕으로 임상 증례 보고 및 연구논문을 많이 발표한 편입니다. 박사학위 졸업연구로는 다양한 심장 질환을 가진 개에서 새로운 바이오마커 및 치료 표적으로써 혈중 microRNA를 검출하고 특성을 확인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연구과제로는 개 심장병 치료제 개발 연구를 비롯해, 반려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약물 및 동물 의료기기에 대한 검증/평가를 실시하는 임상시험을 많이 했습니다.
Q. 앞으로 진행하고 싶으신 새로운 연구 주제는 무엇인가요?
저는 전공이 임상이다 보니, 동물병원에서 반려동물 진료를 보고 최신 수의학을 적용시켜 아픈 동물을 치료할 수 있도록 임상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됩니다. 이러한 임상 진료와 관련되어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진료에 있어서는 전남대 동물병원 응급의학과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우선일 것 같습니다. 24시 응급진료 체계를 구축하고, 중환자를 위한 집중 치료 (Intensive care) 시스템을 만들려고 합니다. 현재 내과 이창민 교수님께서 실시 중인 혈액 투석 등 집중 치료법도 응급의학과에 적용할 수 있도록 계획 중입니다.
이외에도 여건이 된다면 제가 그동안 해왔던 내과 진료를 지속 발전시켜서 고양이 심장 전문 진료를 특화하거나, 심혈관 중재술, 종양 색전술 등 다양한 인터벤션 시술을 활성화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진료를 기반으로, 반려동물 심장 및 기타 질환의 진단 및 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 바이오마커, 유전체 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고양이 심장 질환과 관련된 유전체 및 치료제 연구에 관심이 있고, 패혈증 등 응급 중환자 질환들의 진단 및 치료와 관련된 microRNA 등 바이오마커 발굴, 치료제 개발 등의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Q. 첫 학기 현재 가르치는 강의는 무엇인가요? 또, 그리고 응급의학 교수로서 갖고 계신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현재 본과 4학년을 대상으로 응급수의학 과목을 가르치고 있고, 전남대 동물병원에서 동물병원 실습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조금 더 심화된 소동물응급의학 수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수로서 계획이나 목표로는 일단 이번 전남대에서 처음으로 응급의학 교수가 임용된 것이기에, 전남대 수의대에 응급중환자의학을 정착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집중하고 싶습니다. 학생들에게 아직은 생소한 분야인 응급중환자의학이 어떤 분야인지 소개하고, 추후 임상으로 진출하는 학생들이 응급중환자를 볼 때 당황하지 않고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실제 임상 현장에 가까운 강의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동물병원 진료를 활성화하고 발전시켜서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대학병원이나 전문응급센터 못지않은 최고 수준의 응급의학과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응급의학이나 내과를 공부한 학생들은 어떤 분야로 진출할 수 있나요?
보통은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보는 임상수의사로 많이 진출합니다. 최근 수의 임상 분야가 많이 전문화, 세분화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내과 안에서도 심장, 신경, 종양 등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특화/전문 진료를 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응급의학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도 조금씩 배출되고 있고요. 또 현재 한국에도 전문의 제도가 시행 중이고 분야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전문의 과정에 지원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분들은 아무래도 2, 3차 병원이나 특화병원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게 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또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고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의 임상수의사로 진출하여 일반 수의사(GP) 혹은 전문의로 일하는 분들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내과 혹은 응급의학은 매우 넓은 학문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임상 외의 분야에도 폭넓게 진출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나온 건대 내과 대학원 출신 중에는 동물임상시험 관련 회사(CRO)를 설립한 분도 있고, 기업이나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일하거나, 진단검사 전문가가 되신 분들도 있습니다.
Q.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훌륭한 교육자란 무엇인가요?
저는 훌륭한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교육자라고 생각해요. 저를 예로 들자면, 학부 때 본과 초반까지는 제가 수의학에 흥미를 많이 못 느껴서 그런지 공부도 많이 안 하고 학교생활도 열심히 안 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본과 3학년 때 내과라는 과목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었고, 내과 교수님께서 많은 동기부여를 해주셔서, 목표도 생기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장학금도 받고 그랬었거든요. 이처럼 저 스스로 동기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혹시 과거의 저처럼 방황하는 학생이 있다면, 본인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목표가 생길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교육자가 되고 싶습니다.
특히 제가 맡고 있는 응급의학 혹은 전공했던 내과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있다면 해당 분야가 어떤 분야인지 알려주고 어떻게 공부하고 진로를 정할지 비전을 제시해주는 교수가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만나게 되어서 너무 반갑고, 잘 부탁드립니다. 제 전공이든 다른 것이든 상관없으니 궁금하거나 상담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와 주세요.
김민규 기자 mingyu040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