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가공무원 5급(기술) 합격자 김정원 수의사를 만나다

지난달 23일 2023년도 국가공무원 5급 공개경쟁 채용 시험과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최종합격자가 발표됐습니다.

공중방역수의사로 군대체복무를 하며 시험을 준비해, 올해 국가공무원 5급 공채 해양수산직렬 기술고시 최종합격자 김정원 수의사(사진)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Q. 안녕하세요, 우선 시험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수의사 공통질문입니다. 수의대에 입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진학에 많은 고민이 있었을 때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의 조언으로 수의학과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귀여운 동물(강아지, 고양이)을 척척 치료하고 그 일에 대해 보람을 느끼는 수의사 선생님들의 모습이 멋있어서 막연하게 수의사의 길을 고민했었는데, 학과에 대해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실험이나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의사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경상국립대학교 수의대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Q. 국가공무원 5급 공개경쟁 채용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수의대 재학 시절 제가 공부한 내용을 친구들에게 가르쳐주고 같이 의논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제가 가르쳐주고 도와준 친구들이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제게 고맙다고 말할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그러던 와중 현직 5급 공무원으로 일하는 학교 선배의 진로 특강을 우연히 들었는데 “봉사심을 가지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직접 만드는 과정이 보람차고, 자신이 만든 정책이 국민의 생활에 긍정적으로 반영되는 것을 보면 매우 기쁘다”고 하신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점들이 제 성격에도 맞을 것 같아 진지하게 고민했고, 멋진 공직자의 길을 걸어보자고 판단하여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Q. 최종 합격까지 1차, 2차, 3차 시험까지 통과하여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시험 준비 과정이 힘드시진 않으셨나요?

정보의 비대칭성 그리고 시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대학 차원에서 전문적인 고시반을 운영하고 충분히 지원해주는 수도권 대학과 달리, 수험서, 공부 방법 등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고 정보를 찾아야 하는 점이 힘들었습니다. 또한, 본 시험이 반드시 붙을 것이란 보장도 없고, 떨어지면 다시 처음부터 일 년을 준비해야 했기에 압박이 많이 들었습니다.

Q. 시험 준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셨나요?

공중방역수의사로 재직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어디서나 책을 펴고 공부하였고, 퇴근 후에도 스터디카페에서 하루 계획한 분량이 마무리될 때까지 공부하였습니다. 하루 공부 시간은 총 4~5시간이었고, 주 6일 공부하였습니다.

1차 PAST 시험의 경우 수능과 유사한 경향이 많았기에 인터넷 강의의 도움을 받았으며 2차의 경우 해당 과목의 서적을 회독하며 공부하였습니다. 회독은 4회 독 정도 하였습니다. 마지막 3차 면접은 서울의 면접 전문학원에 다니며 공부하였습니다. 서울의 면접학원까지 다니는 게 시간과 돈이 많이 들었지만 합격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기에 다녔습니다.

Q. 시험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상황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2차 시험의 경우 주말 포함 5일 정도 치르기 때문에 보던 책을 캐리어에 다 넣어서 호스텔에서 공부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관광하러 온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공부하였기 때문에 외롭기도 하고 미묘한 감정도 들었지만, 그것을 이겨내고 무사히 시험을 치렀습니다.

또한, 면접 당시 서울의 면접학원을 다니기 위해 새벽 ktx를 타고 왕복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ktx에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었는데 세상에 열심히 사는 분들이 많음을 느껴 더 동기부여가 되었습니다.

Q. 수의사로서 해양수산 직렬 시험을 준비할 때 장점이 있나요?

수산생물학 부분에 많은 장점이 있었습니다. 어류질병학에서 배우는 어류의 면역체계, 어류 해부 구조 생태 및 특징이 기본지식이 되어 조금 더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해부학, 병리학, 약리학, 생화학, 생리학과 같은 기초학문에서 배웠던 지식이 어류에도 비슷하게 적용되어 공부할 때 이해하기 더 수월하였습니다.

Q. 합격 후 새롭게 생긴 목표가 있나요?

단기적으로는 영어나 스페인어 공부를 하여서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정보를 더욱 수월하게 얻고자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부서에 잘 적응하여 화목한 부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어촌 소멸에 대한 대책, 기후변화에 따른 어종 생성, 연안 환경관리 등에 필요한 정책을 통해 국민의 삶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해당 정책을 세울 때 수의학과에서 배운 전공 분야 지식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국가공무원을 꿈꾸는 수의대학생·수의사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수의학과의 입학성적이 높아짐에 따라 똑똑한 친구들이 많아진다는 것이 긍정적인 것 같습니다. 수의학과에서 배운 지식이 우리나라 해양수산의 미래를 이끌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너무 어려워하지 말고 많이 도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했으니 저보다 더 뛰어난 후배님들은 더 쉽게 할 수 있을 겁니다(웃음).

수의학과의 장점은 수의학과의 꽃인 임상, 그리고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는 기초 등 폭넓고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부 때 많은 경험을 통해 진로 선택에 있어서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길을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임고은 기자 est212@naver.com